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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공화국]③해외진출 외식 5곳 중 1곳이 치킨…한국의 味 대표한다

가맹사업 등록 치킨 프랜차이즈만 작년 말 기준 418개, 커피·피자 압도
단순한 닭튀김 넘어 끊임없는 신메뉴 개발, "외국인들 독특한 맛에 감탄"

[편집자주]

BBQ 오지구이 세트© News1
BBQ 오지구이 세트© News1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한국 치킨의 맛은 정말 특별합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만난 아미르 샤니씨(23·취업준비생)는 고추장을 기본으로 한 양념 치킨을 먹으며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같은 매장에서 만난 바이주라 이스마일씨(42·주부)는 "아이들이 어찌나 한국을 좋아하는지, 한국 음식은 얼마나 맛있나 확인하려고 왔다"며 설레는 표정으로 치킨을 주문했다.

국민 영양간식 치킨이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을 태세다.

1960~70년대 시장에서 닭을 통째로 튀겨 초저림 무와 함께 팔던 '통닭'에서 출발한 한국식 치킨은 1980년대 말렵부터 프랜차이즈화 되면서 후라이드, 양념, 간장, 구운 닭, 불닭, 파닭 등으로 끊임없이 품질을 '업그레이드'한 결과다.

◇'하루하루가 전쟁' 등록된 치킨 프랜차이즈만 410여개, 커피·피자 압도

치킨은 국내에서 다른 어떤 외식업보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업종이다. 치킨업계 종사자들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23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등록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무려 418개에 달한다. 이는 비슷한 성격 업종인 피자(126개)는 물론 커피전문점(354개)까지 압도하는 숫자로 단일 외식업종 중에서는 가장 숫자가 많다.

BBQ, BHC, 페리카나, 네네치킨, 교촌치킨, 굽네치킨 등이 1000개 이상의 가맹점을 보유한 기업들로 매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처갓집양념치킨, 호식이두마리치킨, 멕시카나, 또래오래, 또봉이통닭 등이 가맹점 500개 이상 프랜차이즈로 뒤를 잇는다.

최근 가격인상과 소송전 등으로 국내에서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엄연한 '한국의 맛'으로 통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연스럽게 맛과 품질을 부지런히 향상시킨 것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실제 치킨은 '비(非)한식'으로 분류되지만 갈비, 족발, 냉면, 삼겹살 등의 한식 메뉴를 제치고 해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식음사업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공동조사한 '외식기업 해외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193개 외식기업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은 34개(17.6%) 기업이 진출한 치킨이다.  

진출 국가도 중국·일본·몽골 등 동아시아권을 비롯해 미국·캐나다 등 북미, 영국·스페인·터키 등 유럽, 홍콩·싱가포르·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필리핀·호주 등 동남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바레인·이란·카자흐스탄 등 중동 및 중앙아시아, 남미의 브라질 등 28개 국에 달한다.

BBQ 호주 시드니 킹스포드 국제공항점© News1
BBQ 호주 시드니 킹스포드 국제공항점© News1
상위권 브랜드 중 해외 진출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한 기업은 BBQ다. BBQ는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57개국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으며 30여개 국가에 300여개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3월에는 뉴욕 맨해튼에 '맨해튼 32번가점'을 오픈하며 미국 경제의 심장부에도 진출했다. BBQ의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비롯해 치즐링, 허니갈릭스 등 맨해튼32번가점에서 선보이는 메뉴는 무려 100여 가지에 달한다.

국내 매출 규모 4위 네네치킨도 적극적이다. 2012년 로열티 그룹과 손잡고 싱가포르에 첫 해외매장을 연 이후 2015년 호주, 2016년 홍콩, 2018년 말레이시아, 대만에 잇달아 매장을 오픈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네네는 현재 5개 국에 29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매장을 열 계획이다.

네네치킨은 "첫 진출한 싱가포르의 경우 한류에 힘입어 흑임자 치킨, 파닭, 양념치킨 등 한국식 메뉴의 인기가 높다"며 "배달 문화가 생소한 싱가포르, 호주 등에 한국 특유의 배달문화도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bhc의 경우 올해 8월 미식의 천국이라고 평가받는 홍콩 몽콕에 테스트매장 형태의 직영점을 열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다.

네네치킨 말레이시아점© News1
네네치킨 말레이시아점© News1

◇끊임없는 신메뉴 개발, 현지화 더해 입맛 사로잡다 

한국식 치킨이 해외에서 경쟁력이 높은 상품으로 인정받기까지에는 양질의 식재료, 신메뉴 개발의 노력과 철저한 현지화 등이 배경에 있다.

BBQ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005년부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해 닭을 튀기고 있다. BBQ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 올리브유를 튀김유로 채택한 것은 업계 최초는 물론이고 세계에서 최초"라고 소개한다.

bhc의 경우 고품질의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사용한다. bhc는 "고올레산 해바리기유는 좋은 콜레스테롤은 높여주가 나쁜 콜레스테롤은 낮춰주는 단일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일반 해바라기유보다 3배 이상 높아 맛과 영양이 한층 강화된 웰빙 유지류"라고 강조한다.

BBQ와 bhc의 이 같은 차별화된 튀김유는 해외 매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비비큐는 2005년 출시한 메인 상품인 황금올리브치킨을 비롯해, 써프라이드, 자메이카통다리구이, 오지구이, 치즈링, 빠리치킨 등 다양한 메뉴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2011년 9월 출시된 빠리치킨의 경우 신선육에 전분을 얇게 입힌 후 올리브 오일에 바삭하게 퇴겨내 특제간장소스와 파, 마늘 등 각종 양념을 넣고 센 불에 볶아낸 제품으로 1년 여의 연구 끝에 완성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오지구이는 양념 갈비 베이스의 특제 소스에 베트남 고추의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는 치킨으로 한국적이 맛과 바비큐 소스의 이국적인 맛이 더해진 제품이다.

bhc 맛초킹© News1
bhc 맛초킹© News1
bhc 역시 뿌링클, 맛초킹, 갈비레오 등의 히트작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맛초킹의 경우 속까지 바삭하게 튀겨낸 치킨에 숙성간장과 꿀을 넣어 만든 오리엔탈 블렌드 소스를 발라 달콤하면서도 짭쪼름한 맛이 일품인 것이 특징인 제품이다. bhc는 뿌링클, 맛초킹, 치하오 등 10여 가지 메뉴를 국내 조리법 그대로 홍콩 매장에서 선보이고 있다.

한국의 맛과 판매 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되 현지 사정에 맞춰 적절하게 조화시키는 노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BBQ나 네네치킨 등은 공통적으로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란 현지 상황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경쟁력 있는 기업에게 상표 사용 독점권을 부여하고 사업 노하우를 전수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네네치킨은 싱가포르에서 계육을 포함해 현지 재료를 할랄 인증 제품들을 사용, 이슬람교 고객들에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네네는 치킨 배달문화가 생소한 싱가포르, 호주에서 매장 판매와 배달 판매도 병행, 한국 특유의 배달문화도 선보이고 있다.

BBQ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을 바탕으로 베트남에서는 '치킨+볶음밥+감자튀김+샐러드'의 세트메뉴를 히트시켰고, 미국에서는 주문을 받으면 조리하는 방식의 '슬로우 푸드' 정책을 내세워 KFC나 맥도널드와 차별화했다.

박열하 BBQ 사장은 "무심코 한국 치킨집을 찾은 사람들도 한 번 먹어보면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많이 좋아한다"며 "무엇보다 메뉴가 다양하고 맛에서도 우수함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치킨업계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맛과 품질에서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강화된 것이 해외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BQ 미국 뉴욕 맨해튼 K-town점© News1
BBQ 미국 뉴욕 맨해튼 K-town점©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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