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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재 핵융합연 소장 "핵융합 기술, 中에 절대 뒤지지 않아"

[인터뷰]"핵융합에너지,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개발해야"

[편집자주]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우리나라 핵융합 기술은 절대 중국에 뒤쳐진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18.11.8/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우리나라 핵융합 기술은 절대 중국에 뒤처진 것이 아니다. 한국은 현재 핵융합 기술 선진국 반열에 올라와 있는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융합 상용화에 필수적인 '블랭킷'(Blanket) 기술개발도 중요하다."

국내 유일의 핵융합전문 연구기관인 국가핵융합연구소(NFRI)의 유석재 소장(57)은 27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중국과학원이 지난 13일 독자 핵융합 실험로(EAST)를 이용해 1억℃의 초고온에 이르는 '인공태양' 실험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핵융합은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를 응용한 에너지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초고온 플라스마를 인공적으로 만드는 핵융합로 장비가 필요하다.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로 내 1억5000만℃에 이르는 플라스마를 구현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핵융합 연구의 관건이다.

◇"내년에 이온온도 1억℃ 10초 이상 유지 목표"

지금까지 한국 연구진이 구현한 초고온 온도는 7000만℃로, 이를 70초간 유지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중국이 1억℃까지 초고온 플라스마를 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우리나라 기술이 중국에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미국·일본·유럽 등 7개국 연합팀인 '이터'(ITER)을 비롯해 중국·러시아 등은 핵융합 연구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 소장은 "우리나라 기술이 뒤처졌다고 할 수 없다"면서 "기존 구리전자석 토카막 핵융합 장치에서도 이미 1억℃를 넘긴 사례가 있었기에 중국의 1억℃ 달성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는 핵융합계의 새로운 성과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1억℃의 진정한 핵융합 조건을 위한 의미는 전자 온도가 아닌 이온 온도여야 하는데 이번 중국과학원 발표 내용에는 이온 온도에 대한 언급이 없고, 1억 ℃ 유지시간에 대한 언급이 없어 과거 구리전자석 장치 수준의 성과와 얼마나 다른지 어떤 성능의 1억도인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핵융합연에서는 한국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케이스타'(KSTAR)를 운영하고 있다. 유석재 소장은 KSTAR를 통해 오는 2019년까지 '이온온도' 1억℃ 10초 이상 유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이룩한다면 세계 최초 기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 소장은 앞으로 핵융합 기술을 선진국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3대 핵심기술과 1대 보조기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 기술들을 확보하면 핵융합에너지 실용화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핵융합플라즈마를 고온(1억℃ 이상) 고밀도 상태로 장시간 유지기술 △핵융합 연소 실험적 검증 △핵융합에너지의 열에너지로 전환 기술인 '블랭킷'(Blanket) 기술이 3대 핵심이다.

또 보조기술로, 로봇 팔과 같이 원거리에서 장치부품을 해체·조립·설치하는 '리모트 핸들링'(Remote  handling) 기술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기술 가운데 '블랭킷' 기술은 앞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기술로 유 소장은 꼽았다.

핵융합로 블랭킷 기술은 원자로 내 중성자가 가지고 있는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 줄 에너지 변환장치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핵융합 원자로 내 에너지를 상용화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블랭킷은 에너지 변환뿐만 아니라 핵융합 연료 중 하나인 삼중수소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역할도 한다. 현재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7개국 연합팀인 이터는 블랭킷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 중에 있으며, 블랭킷 기술을 확보한 나라는 현재 전무하다.

◇"핵융합 에너지, 무한한 에너지될 것"

유 소장은 "고온 고밀도 장시간 유지 기술은 현재 KSTAR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핵융합 연소의 실험적 검증 기술도 현재 ITER사업에 참여하면서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으며 2035~2038년 내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소장은 핵융합 에너지의 상용화로 안전하고 무한한 에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소장은 "핵융합에너지 개발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일"이라면서도 "우리가 핵융합에너지는 분명 실현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연구진들이 연구에 전념하고 있으며, 안전하고 무한한 에너지가 인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핵융합연은 국내 유일의 핵융합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고 세계 핵융합 공동연구장치로 운영과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핵융합 기술은 태양 내부에선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는 점을 응용한 기술로, 수소 1g이 핵융합하면 석유 8t을 동시에 태우는 것과 비슷한 에너지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핵융합 상용화를 위해 블랑켓 연구가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News1 주기철 기자

[약력]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사·석사
△독일 카를스루에공과대학(KIT)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핵융합사업단 진단·실험 운영팀장
△국가핵융합연구개발사업단 KSTAR 진단개발사업 총괄 책임자
△국가핵융합연구소 플라즈마기술연구센터 센터장
△군산대 플라즈마융합공학대학원 겸임교수
△기술경영경제학회 수석 부회장
△한국진공학회 학술위원회 부회장
△국가핵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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