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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前대법관 영장심사…박병대·고영한 유구무언? "…"

2분 간격 차례로 법원 출석…구속여부 늦은밤 판가름

[편집자주]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왼쪽),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고영한(63·11기) 전 대법관이 6일 나란히 구속 심사대에 섰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박병대 전 대법관,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고영한 전 대법관을 상대로 각각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박 전 대법관은 심사시간에 맞춰 오전 10시15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이어 고 전 대법관도 10시17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이들은 '사법신뢰의 회복을 바란다고 했는데 책임을 통감하느냐' ''이번 사태의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나' '영장심사를 받게 된 심경이 어떠냐'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3일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의 영장청구서는 각각 박 전 대법관 158쪽, 고 전 대법관 108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사실이 방대한 만큼 이들에 대한 영장발부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또는 이튿날 새벽쯤 판가름 날 전망이다.

두 전직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 재직 시절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각종 사법농단 의혹에 깊숙하게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수 차례 소환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해온 이들은 영장심사에서도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거나 후배 법관들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두 전직 대법관 진술이 행정처 실장급 이하 실무진 판사들 진술과 상당 부분 다른 만큼 실무진을 다시 불러 조사,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며 혐의사실을 다듬어 왔다.

검찰은 임 전 차장 영장청구 및 기소 때 드러난 사법남용 혐의 외에 추가로 밝혀낸 혐의사실을 두 전직 대법관 영장청구서에 담았다.

검찰은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해 양 전 대법원장이 일제 전범기업 측 변호인을 만나 재판기밀을 누설하고 향후 진행계획·재판방식도 논의한 정황을 파악했다. 박 전 대법관은 이병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독대하는 등 강제징용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은 헌재 파견 법관으로부터 헌법소원 관련 기밀을 김앤장에 넘기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전직 대법관의 구속 여부는 향후 검찰 수사전략 및 사법부 자체징계·법관탄핵 여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혐의가 소명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 조사를 앞둔 양 전 대법원장은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 기각된다면 '꼬리자르기' '방탄법원' 등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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