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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펫사료 '산화방지제' BHA 논란…진실은

학계·국가 '적정량 사용시 문제없다'…산업계 "제품 품질·안전 위해 필요"

[편집자주]

(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사진= 이미지투데이).© News1

반려동물 사료에 사용되는 산화방지제 '부틸하이드록시아니솔'(BHA)이 발암가능성을 높인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업체는 "유해하지 않다"고 반박글을 홈페이지에 올렸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BHA는 대체 어떤 물질이고, 무엇이 진실일까. 학계 및 산업계에서는 현행 규정에 맞게 사용할 경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 BHA는 어떤 물질인가

12일 업계에 따르면 BHA는 식품이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보존제의 일종인 항산화제다. 방부제와는 다른 개념으로, 주로 유지의 산화방지에 이용된다. 사람들이 먹는 식품인 버터, 어패 건제품·냉동품, 껌, 마요네즈, 식육 등에 주로 사용된다. 포장지 내면이나 직접 식품에 바르거나 담그는 방식 등으로 이용된다.

BHA는 반려동물 사료에도 널리 이용된다. 제품이 산화된 경우 지방의 산화로 기름 찌든 냄새가 나서 기호성이 떨어지고, 면역기능 저하 및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생긴다. 이에 업체별, 브랜드별, 제품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BHA 등 보존제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 학계와 연구기관에서는 BHA를 발암물질이자 알레르기 등을 유발한다는 논문을 제시하며 유해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직 연구가 부족해 확실하지 않고, 그 반대 연구도 속속 나오기 때문에 속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는 반려동물 사료로 사용해도 된다고 인정하고 있고, 일정량 이하로만 사용한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연구결과들도 최근 잇따라 나왔다.

◇ 국가기관도 '펫사료에 BHA 사용 문제없다'

유럽식품안전청(EFSA) 사료 관련 위원회에서는 BHA의 양을 정해 놓고 그 이하를 사용하면 괜찮다고 설명하고 있다. BHA 양이 150mg/kg 이하라면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 또한 BHA는 소화관에서 빠르게 흡수 및 대사돼 대소변으로 배출되고, 조직에 축적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일본에서는 BHA를 비롯한 산화방지제인 부틸하이드록시톨루엔(BHT), 에톡시퀸을 합했을 때 150㎍/g 이하를 사용해도 된다고 반려동물 사료안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기준을 가지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일정량 이하만 사용한다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학계에서도 유해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3년 이집트 헬완대학교에서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산화적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이 있는 쥐에게 BHA 등 산화방지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2000년 네덜란드에서는 BHA 및 BHT 함량이 일정량 이하일 경우 위암 발생과 연관이 없다는 집단연구논문이 나오기도 했다. 1999년 뉴욕메디컬칼리지가 발표한 논문에서도 일정량을 유지한다면 항암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 꼭 BHA 사용해야 하나

펫사료의 유통기한은 대체로 18개월 정도다. 업체들은 이 기간 동안 제품에 대해 최상의 품질 및 안전을 보존해야 한다. 특히 건사료는 제조시 사용된 유지의 산패 방지가 필수다. 업계에서는 이를 위해 보존제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BHA 대신 토코페롤(비타민E군) 등 천연항산화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펫사료협회는 "현재까지는 효능 면에서 대체불가"라며 업체별로 알맞은 산화방지제를 택하는 것을 권장했다.

한편 이번 논란과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BHA 등 산화방지제는 대형 사료회사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 만약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업계나 국가에서도 사용을 못하게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업계에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투자해야 하고, 소비자에게도 문제를 정확히 알고 접근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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