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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SDI, 車배터리 '가속'…헝가리에 5600억 추가투자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투자안건 의결…생산라인 증설
中 시안에도 1조원대 투자 검토…"수익성 시장에 투자"

[편집자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인근 괴드 지역에 위치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 News1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인근 괴드 지역에 위치한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 © News1

삼성SDI가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인 헝가리 공장에 5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헝가리 공장에만 기존 투자금 4000억원을 더해 거의 1조원 가량이 투입되는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미국, 유럽 등 '3각 편대'를 앞세워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말 이사회를 통해 헝가리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 안건을 의결하고 올초부터 투자금 집행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규모는 약 5600억원으로 생산능력 확대가 목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근처 괴드 지역에 자리잡은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은 2016년 착공돼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 전기차용 배터리 전문 제조시설이다.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이루는 셀과 모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곳이며 연간 생산 캐파는 순수 전기차(EV) 5만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는 4000억원을 들여 헝가리 공장 건설을 마무리지었으며 이번에 투입되는 추가 투자 규모는 5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5600억원은 전기차용 생산라인 3~4개를 추가로 지을 수 있는 수준에 해당된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4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 전량(404만주)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매각해 약 5600억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시안에서 1조 이상을 들여 두번째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공장에서는 배터리팩 라인 증설을 위해 67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헝가리 공장 1조원 가량을 더할 경우 최근 3년여간 투자 규모만 2조원을 훌쩍 넘어선다.

이같은 투자 방향은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추진하는 수익성 기반의 '양질의 성장'과도 궤를 같이 한다. 전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수익성 없는 성장은 사상누각"이라며 "우리가 추구하는 성장은 단순한 규모의 성장이 아니라 질 높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데다가 삼성SDI의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시장에서 합리적인 자원 재분배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은 유럽의 BMW, 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들을 위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전진기지로 꼽힌다. 또 다른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인 시안 공장과 디트로이트 공장이 있는 중국과 미국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평가된다.

삼성SDI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소형에 비해 상대적 약세인 중대형 전지사업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글로벌 점유율은 3.1%로 세계 8위에 해당된다.

지난해 삼성SDI의 연간 매출 9조1580억원에서 배터리 사업을 전담하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은 약 6조9500억원이다. 이 중에서 모바일과 전동공구용 원통형 전지 등 소형이 4조원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순수 전기차용(EV) 배터리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4000억원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매출이 거의 2조3000억원에 육박해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들어 전기차용 배터리와 같은 형태의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의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세계적인 모터사이클 기업인 미국의 할리데이비슨이 최초로 출시하는 전기 모터사이클에 삼성SDI의 배터리팩이 탑재된다. 아울러 국산 기술로 개발되는 3000톤급 잠수함에도 삼성SDI를 비롯한 6개 전문업체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I가 폭스바겐그룹을 비롯한 유럽내 주요 자동차 제조사와 전기차 공급량 확대를 논의하면서 현지 생산기지인 헝가리에서의 라인 증설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전기차배터리 공장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제공) © News1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이 헝가리 괴드에 위치한 전기차배터리 공장에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운데)에게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들을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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