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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 텐트치고 애정행위'…한강공원의 현실

쓰레기 문제부터 음주·고성, 텐트 음란행위 등 골치
서울시, 텐트 구역 제한하고 쓰레기 배출 대책 마련

[편집자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A씨는 지난 주말 봄나들이로 가족들과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았다. 한강공원 곳곳에서 피자·치킨을 배달시켜 먹거나 편의점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강공원 음식 배달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으면서 여기저기 전단지가 날아다니고, 넘쳐나는 일회용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포근한 날씨에 한강공원으로 나들이 인파가 몰리면서 각종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쓰레기 문제부터 음주·고성방가, 텐트 음란 행위 등 민원 유형도 각양각색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공원에 접수된 환경 관련 민원은 올해 1월부터 4월17일 기준 2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29건)보다 60건 넘게 늘었다.

한강공원은 서울시민들이 즐겨 찾는 나들이 장소로 지역별로 7개 공원이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는 방문객이 가장 많고 뚝섬한강공원, 반포한강공원 등이 뒤를 잇는다.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서울시 제공).© 뉴스1
여의도 밤도깨비 야시장(서울시 제공).© 뉴스1

날씨가 포근해지는 3~4월부터 한강공원을 찾는 인파가 급격히 늘어난다. 특히 한강공원의 쓰레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라면을 먹은 뒤 땅바닥에 국물을 버려 토양오염의 원인이 된다. 배달 음식을 먹은 뒤 남는 비닐 포장, 플라스틱 등도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이달부터 매주 주말 여의도 한강공원 내 밤도깨비 야시장이 열려 주민들의 원성은 더 커졌다.

서울시가 최근 '플라스틱 제로'를 선언하며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적극 나섰지만, 배달이 잦은 한강공원에서는 제대로 지켜지기 어렵다. 양민규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영등포4)는 "배달문제는 환경오염과 영세자영업자 생계 문제가 상충한다"며 "배달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대신 환경에 치명적인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공원 내 텐트를 설치하고 음란행위를 벌인다는 민원도 속출하고 있다. 현재 한강공원 내 텐트설치는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고, 텐트를 설치할 때에는 문을 2면 이상 개방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양 의원은 "통상적으로 텐트 설치 시간이 정해져있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청소년들의 애정행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애정행위를 어디까지 단속을 하고, 처벌을 해야 할지도 애매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한강공원의 각종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오는 22일부터 그늘막 텐트 허용구역을 공원별로 제한하고, 일몰 시간인 오후 7시 이후에는 텐트를 전체 다 철거할 계획이다.

또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분리수거 배출을 유도하고 공원 내 매점이나 음식점, 카페 등에 대해서는 쓰레기 배출 실명제를 시행한다. 단속원 13명을 추가로 배치하고, 청소 전담 인원도 3월부터 10월까지 성수기에 한해 기존 79명에서 48명을 추가 채용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쓰레기는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배출된 쓰레기를 악취가 나지 않도록 관리하고 수시로 청소해 청결에 힘쓰고 있다"며 "청소인력도 현장 상황에 따라 추가 채용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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