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133조 투자 본격화…삼성전자, 평택에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기흥-화성-평택 잇는 삼각라인 완성
평택 파운드리 공장, 3나노 이하 GAA 등 첨단공정 기지로

[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화성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웨이퍼 칩 공개를 위해 버튼을 누르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3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 화성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웨이퍼 칩 공개를 위해 버튼을 누르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4.30/뉴스1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신공장을 건설한다.경기 기흥·화성사업장에만 있던 파운드리 공장이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평택까지 확대되는 것.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시를 받아 평택의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 계획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30년까지 국내 연구개발(R&D)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만 총 133조원을 투자하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의 일환이다. 이례적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신공장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장비업체와 협력사 등 반도체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공장만 있었지만 이번 투자 결정으로 평택에도 시스템반도체 생산기지가 들어서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파운드리 팹을 미국 텍사스오스틴과 경기 기흥, 화성사업장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목표 설정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가 본격화된다. 이번 '평택 플랜'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문 대통령에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평택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언급하면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 앞에서 화성 신공장에 대해 설명하던 정은승 사장에게 "다음 (파운드리 생산라인 공장은) 평택에 지을 거죠?"라며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내비쳤다. 이에 정 사장이 "네. 저한테 내부적으로 주신 숙제니까요. 꼭 해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이 곧바로 "자신 있느냐"고 재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화성에 짓고 있는 EUV(극자외선) 파운드리 신공장을 문 대통령에 안내하면서  "이거(화성 파운드리 신규팹) 짓는 돈(20조 이상)이 인천공항 3개를 짓는 비용"이라고 말해 문 대통령을 포함한 일행이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 News1 DB
© News1 DB


평택에 지어질 파운드리 공장은 3나노(nm, 나노미터) 공정이 주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 가동되는 화성 신공장은 현재 주력공정인 7나노를 주축으로 차세대인 5나노, 4나노 공정까지 차례로 생산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인 5나노 공정 개발까지 완료했으며 4나노 개발과 이에 적용되는 세계 최초의 4차원 차세대 기술인 'GAA (Gate-All-Around)' 연구개발에도 집중한다.

GAA는 로직 반도체 업계에서 '핀펫(FinFET)' 다음 차세대로 꼽히는 기술을 말한다. 윗면-앞면-뒷면 등 총 3면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로 쓰는 핀펫 이후, 게이트의 아랫면까지 모두 쓰는 4차원 방식의 GAA가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 현재의 메인스트림 기술인 핀펫이 윗면-앞면-뒷면 등 총 3면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로 쓰는 3차원이라면, GAA는 게이트의 아랫면까지 모두 쓰는 4차원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14나노(nm)~5나노까지 핀펫 기술이 대체적으로 사용되고, 4나노부터 GAA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회로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소자의 게이트 선폭(Gate length) 을 줄이는 '미세화'는 그동안 업계의 지상 과제였다. 트랜지스터에서 게이트는 말 그대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문 역할을 했는데 문의 폭을 줄일수록 전자의 이동량이 많아져 회로의 동작 속도가 빨라진다. 그러나 이를 줄일수록 누설전류가 커지고 단채널 효과(Short Channel effect)가 나타나는 부작용이 늘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3차원 핀펫 공정과 4차원 GAA 구조다.

현재 독보적인  파운드리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세계 1위 목표를 위해 GAA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GAA 등 차세대 공정에서 기술리더십을 확보한다면, 기흥-화성-평택을 잇는 시스템반도체 '삼각라인'이 세계 1위 시스템반도체 목표 달성 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투자계획 133조원 가운데 생산시설 확충에 60조원이 투입된다"며 "국내 설비·소재 업체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