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조개는 껍데기의 폭이 아래로 점점 넓어지는 삼각형 형태가 마치 곡식을 까불어 돌이나 쭉정이 등을 고르는 도구인 키를 닮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역에 따라 채이 조개, 게이지, 개두, 챙이 조개, 게지, 치조개 등의 방언으로 불리기도 한다.
키조개에서 가장 주목할 성분은 타우린(taurine)이다. 생체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은 피로 해소에 좋은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한국수산물성분표’에 따르면 키조개의 타우린 함량은 100g 기준 994㎎으로, 낙지(854㎎), 문어(435㎎), 오징어(327㎎)보다도 많다. 타우린은 교감신경의 흥분을 억제해 신경 안정 및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준다. 또 나쁜 콜레스테롤(LDL) 생성을 억제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착한 콜레스테롤(HDL) 양을 증가시켜 각종 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그 밖에 간세포의 재생을 돕고 담즙 분비를 촉진해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하며 해독 작용이 뛰어나 숙취 완화에도 좋다.
키조개의 핵심 부위로 꼽히는 패주(貝柱), 즉 관자 특유의 맛은 이노신산, 글루탐산 등에 의한 것이다. 이노신산(inosinic acid)은 생물체 내에 존재하는 화학물질로 세포 노화를 막는 역할을 하고,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탐산(glutamic acid)은 두뇌 세포의 에너지원으로 작용한다. 키조개를 가열하면 이 영양소들이 파괴되어 고유의 감칠맛이 사라지기 때문에 가급적 날것으로 먹어야 좋다. 살아있는 키조개의 관자를 얇게 썰어 회로 먹으면 단맛과 담백함이 어우러진 진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키조개를 돼지고기나 소고기와 함께 구워 먹으면 맛이 훌륭할 뿐만 아니라 기름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 영양학적으로는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좋은데, 키조개에 부족한 식이섬유, 비타민 등을 보충할 수 있어 맛과 영양 면에서 균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단, 어패류 특성상 키조개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몸이 찬 체질이라면 한 번에 과다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요즘같이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봄철은 패류독소가 발생하는 시기다. 패류독소는 가열, 냉장, 동결에도 파괴되지 않으며 구토, 두통, 메스꺼움, 설사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임의로 키조개를 채취해 섭취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
[news1] '푸드·요리·맛집·건강·다이어트' 뉴스 제보 - inautum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