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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4차안은 '썩은 동아줄' …메이 총리, 곧 백기?

유럽의회 선거 하루전 리드섬 英하원대표 돌연 사임
더타임스 "메이 총리, 24일 사임 발표할 듯"

[편집자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 AFP=뉴스1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 AFP=뉴스1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가 해결책을 좀처럼 찾지 못한 채 미궁으로 빠져들어 버린 모습이다. 유럽의회 선거를 하루 앞둔 22일(현지시간) 영국 내각 최고 관료까지 돌연 사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또다시 큰 타격을 입혔다. 메이 총리는 이달 초 지방선거 참패 후 당 안팎에서 강한 퇴진 압력을 받고 있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상황을 이렇게 혼란스러운 상황까지 몰고 왔다는 책임이 온통 그에게 쏠릴 수밖에 없어서다.

메이 총리의 '마지막 승부수'랄 수 있는 4차 합의안마저 부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결국 이르면 24일 사임을 발표할 것이라는 측근들의 전언도 나오고 있다. 당초 메이 총리는 내달 초 4차 브렉시트 합의안을 표결에 부친 이후 사임할 예정이었다. 

'브렉시트 강경파'로 알려진 안드레아 리드섬 하원 원내대표의 사퇴 선언은 메이 총리의 승부수가 통할 수 없을 것이란 비관론에 기름을 부었다. 리드섬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메이 총리가 지난 21일 제시한 브렉시트 합의안에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더 이상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리드섬 대표는 메이 총리에게 쓴 사직서에서 "브렉시트를 추진하기 위해 내각에 남았다. 도중에 불편한 타협이 있었지만, 브렉시트를 위한 당신(메이 총리)의 노력에 확고한 지지와 충성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네 번째 브렉시트 합의안에서는 어떤 진전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우리의 접근법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난 2016년) 국민투표 결과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와 리드섬 대표의 의견이 가장 크게 갈린 부분은 4차 합의안에서 의회에 재투표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리드섬 대표는 "합의안 찬성의 대가로 의원들에게 두 번째 국민투표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국가에 지나친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메이 총리도 서한 형식의 글로 리드섬 대표에게 응수했다. 그는 "이번 브렉시트 합의안대로 EU 탈퇴를 추진할 경우 영국이 주권국 지위를 상실할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뒤 "다음 달 4차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영국은 EU를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드섬 대표의 사임은 유럽의회 선거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이에 야당인 노동당에서는 사퇴 시점을 두고 다른 속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리드섬 대표는 메이의 뒤를 이을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리드섬 대표의 사임이 내달 첫째주로 예정된 브렉시트 합의안 4차 투표를 앞두고 '메이 정부의 사퇴'(exit)를 촉발할 수 있다"고 봤다. 

메이 총리가 의회에 제안한 새 합의안은 리드섬 대표는 물론 정치권 전반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메이 총리의 마지막 합의안을 지지했던 보수당 내 강경파,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연합(DUP), 2차 국민투표 지지자들 모두 4차 합의안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당은 23~26일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완패할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내달 첫째주 하원 상정 예정인 메이 총리의 4차 브렉시트 합의안은 말할 것도 없다. 

영국 더타임스는 메이 총리가 시점을 앞당겨 결국 24일 보수당 내 평의원 모임인 '1922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과 회동한 직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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