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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가 남긴 '화합'의 화두…정치권 숙제로

故 이희호 여사 마지막 유언은 "국민 화합"…여야 지도부 '협치' 강조

[편집자주]

11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져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1일 오후 서울 신촌 세브란스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희호 여사 빈소에 무궁화대훈장이 놓여져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

10일 별세한 고(故) 이희호 여사가 유언을 통해 마지막으로 '화합'을 당부하자 패스트트랙 지정과 추경안을 둘러싼 공방에 더해 막말 논란으로 얼룩진 정치권에도 다소 숙연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여야 대립으로 국회 파행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여사가 남긴 '화합'의 화두는 정치권의 숙제로 남겨졌다.

12일 여야 지도부는 이 여사의 뜻을 이어 받아 협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 여사의 유언과 관련해 "국회 정상화의 마지막 갈림길에서 어느덧 정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저 자신에게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말씀"이라며 "서로에 대한 불신과 남은 상처가 크지만 우리는 조금씩 상대에게 빈 공간을 내줄 수 있어야 한다. 다 이기려 하거나 너무 많이 이기려 하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대결과 갈등의 길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의 정성을 담아 간절한 마음을 전한다. 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오면 한국당안(案)을 포함해 처음부터 논의에 임한다는 마음으로 합의 처리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정치가 실종되고 국회가 열리지 않는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보여준 협치와 연합의 정치가 생각난다"며 "이 여사가 갖고 있는 폭넓은 세계관과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우리나라 정치에서 협치와 연합정치가 이뤄지는 민주주의로 가는 길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대표도 이날 장례식장을 찾아 "이 여사가 남기신 유언을 받들어 어지러운 정치권이 보다 하나가 되고 화합의 길로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이날 열린 한국당 회의에선 이 여사 유언과 관련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다. 다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전날(11일) 당 지도부와 함께 이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민주주의와 여성 인권을 위해 남기셨던 유지들을 저희가 잘 받들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막말 논란이 거듭 불거지며 여야 간 설전이 거칠어진 가운데 이 여사의 별세 소식으로 이러한 공방은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다만 국회 정상화 협상은 여전히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여야 5당 당대표의 이 여사 장례위원회 고문단 참여가 국회 정상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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