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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국제PJ파 부두목, 숨진 사업가에게 '차용증' 강요 정황 포착

경찰, 차용증 쓰지 않자 폭력 행사한 듯
2시간 자리 비운 뒤 다시 노래방에…알리바이 만들려

[편집자주]

© News1 DB
© News1 DB

50대 사업가 살해혐의를 받고 도주 중인 폭력조직 국제 PJ파 부두목이 사업가를 상대로 차용증을 쓰도록 하고 알리바이를 만든 정황이 드러났다.

15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국제PJ파 부두목 조모씨(60)는 지난달 19일 오후 3시30분쯤 사업가 A씨(58)와 광주 서구 한 노래방에 들어섰다.

노래방에는 조씨의 공범 홍모씨(61)와 김모씨(65)가 함께 있었다. 노래방 주인 B씨(51·여)는 이날 영업을 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평소 친분이 있던 조씨의 부탁으로 조씨 일행을 손님으로 받았다.

양주 1병과 과일 안주 등을 시켜놓고 도우미들과 유흥을 즐기던 조씨는 도우미들이 나간 오후 6시30분 이후 B씨에게 A4 용지와 볼펜, 인주를 가져다 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인근 가게에서 A4용지 등을 사와 조씨에게 건넸다.

경찰은 조씨가 A4용지와 인주를 건네며 A씨에게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차용증 작성을 강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도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금보다 많은 자금을 받아내기 위해 차용증을 작성토록 하고, 거부할 경우 폭행과 협박 등을 통해 지장을 찍도록 한 사례가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조씨는 이날 범행 현장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등 자신의 알리바이를 만든 정황도 포착됐다.

조씨는 이날 오후 10시쯤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를 식혀야겠다"며 노래방 주인 B씨와 함께 광산구 한 무인텔로 이동해 2시간 가량 머물다 오후 12시쯤 노래방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와 B씨가 떠난 노래방에는 공범 2명과 A씨만 남아있었다.

조씨가 돌아오고 1시간 정도가 지난 20일 오전 1시10분쯤 조씨 일행은 의식이 없는 A씨를 부축한 후 차에 태워 서울 논현동으로 이동한 것이 인근 CCTV에서 포착됐다. 이후 A씨는 경기도 양주시청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의 이같은 행동은 범행 시각에 현장에 없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조폭들이 흔히 쓰는 수법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현장에서 벗어난 사이 범행이 벌어졌다며 폭행과 살해 혐의를 부인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한 행동이라고 경찰은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일행이 언제 A씨를 폭행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A4용지에 차용증을 쓰도록 강요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폭행 과정에서 A씨가 몸 상태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조씨가 노래방 주인과 함께 모텔로 이동해 2시간 가량 머물다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노래방에서 차용증이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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