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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리뷰]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범죄도시' 감독의 캐릭터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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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스틸 컷 © 뉴스1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 스틸 컷 © 뉴스1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시작부터 만화적인 설정으로 당황스러움을 주는 영화다. 조직원들이 용역으로 동원된 시위 현장에서 한 변호사와 마주친 조폭 보스 장세출(김래원 분)은 자신의 뺨을 때리는 강소현(원진아 분)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좋은 사람이 되라"는 그의 충고에 인생의 방향을 틀기로 결심한다.

19일 개봉한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조폭에서 영웅으로 거듭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액션 영화다. '범죄도시'로 2017년 688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강윤성 감독의 두번째 작품이다. 보통 데뷔작으로 '대박'을 찍은 감독들은 '소포모어 징크스'에 빠지기 쉽지만, 강윤성 감독은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는 가벼운 오락영화를 차기작으로 택해 무난하게 이를 빠져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장점과 단점이 뚜렷한 영화다. '범죄도시'에서도 발휘된 바 있는 강윤성 감독의 코미디 감각은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에서 날개를 펼친 듯 보인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이 아이러니한 상황 가운데 펼쳐내는 코미디는 보는 이들을 키득키득 웃게 만든다.

또한 한 가지 확실한 강점은 강윤성 감독과 김래원의 조합이 이뤄낸 시너지다. 장세출이라는 인물은 분명 만화속 캐릭터처럼 다소 과장된 설정의 인물이지만, 김래원의 연기를 입고 땅에 발을 디딘 인간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김래원이 워낙 연기파 배우이기도 하지만, 분명한 기준 속에서 배우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는 강윤성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있어 가능했다.

그뿐 아니라 원진아와 진성규, 최귀화 등의 배우들도 영화 속에서 제 몫을 다한다. 원진아는 첫 주연작에 신인임에도 강단있는 성격의 강소현을 무리없이 연기해 멜로 라인의 한 축을 지탱한다. 진성규와 최귀화 역시 코미디와 액션을 오가는 영화 속에서 인간미 넘치는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그 뿐 아니라 강윤성 감독은 황보윤(최무성 분)부터 시작해 극중 등장하는 '돼지 삼형제'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에게 분명한 성격을 부여하면서 다채로운 즐거움을 준다.

물론 분명한 한계점도 존재한다. '롱 리브 더 킹: 목포 영웅'은 중반부까지는 캐릭터와 코미디를 잘 쌓으며 즐거움을 주지만, 후반부는 다소 진부하고 지루하다. '좋은 정치인'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 없이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분량의 한계가 없는 웹툰은 캐릭터의 매력 만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데 무리가 없지만, 영화는 다르다.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이나 의미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끝에 가서 허무함을 주기 쉽다. 정치인이 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좋은 정치' 혹은 '좋은 정치인'에 대한 차별화 되는 의식이 부재하고, 이 빈자리를 액션용 소동극으로 진부하게 마무리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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