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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설립 96년만에 여성 CEO가 이끈다

미디어·스포츠계에서 다양한 경험 쌓은 앤 사노프
스트리밍 중심 산업구조서 활로 찾아야

[편집자주]

BBC 앤 사노프(57)가 워너브러더스 최초의 여성 CEO로 선임됐다. © 로이터=뉴스1
BBC 앤 사노프(57)가 워너브러더스 최초의 여성 CEO로 선임됐다. © 로이터=뉴스1

미국 영화사 워너브러더스가 BBC스튜디오아메리카 사장으로 일하던 앤 사노프(57)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노프는 한 여배우와 혼외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으로 지난 3월 사임한 케빈 쓰지하라 전 CEO를 대체하게 됐다.

사노프는 미디어와 스포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 고위직까지 올라간 인물이다. 최근에는 BBC스튜디오에서 약 10년간 일했으며 과거에는 바이어컴의 니켈로디언에서 전무로, 미국여자프로농구협회(WNBA)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동했고 다우존스에서도 고위직을 역임했다.

워너브러더스가 여성 CEO를 선임한 건 설립 96년만에 처음이다. WSJ는 여성이 할리우드 스튜디오 산업에서 이렇게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사노프의 CEO 선임은 존 스탠키 워너미디어 회장이 자사 고위 경영진에 남성만 포진해있다고 우려를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워너미디어가 관련 경험과 명성을 모두 보유한 인사를 영입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AT&T와 합병된 워너미디어는 연말쯤 스트리밍 서비스를 개시해 넷플릭스와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워너브러더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개발하고 히트작도 만들어 내야 한다. 또 스트리밍 시장에서 얼마나 어떻게 투자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결정을 내려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콘텐츠 자체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과제도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지난해 '스타 이즈 본'과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 히트작을 만들었으나 올해는 별다른 흥행작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해리포터와 DC코믹스 등 할리우드에서 유망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DC코믹스의 경우 '다크나이트'나 '원더우먼' 같은 히트작을 냈으나 경쟁사인 디즈니의 마블스튜디오보다는 박스오피스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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