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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고가 CT 대체할 토종 소프트웨어 나왔다

스타트업 디딤, 분당서울대병원서 약 1년간 임상 진행

[편집자주]

대퇴골 환자의 정면과 측면 엑스레이(X-ray) 사진과 이를 3차원(D) 영상으로 구현한 스트타업 디딤의 소프트웨어 기능.© 뉴스1
대퇴골 환자의 정면과 측면 엑스레이(X-ray) 사진과 이를 3차원(D) 영상으로 구현한 스트타업 디딤의 소프트웨어 기능.© 뉴스1

대당 가격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 없이도 대퇴골 수술 환자의 예후를 3차원(3D) 영상으로 구현하는 토종 소프트웨어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 소프트웨어가 제품 개발로 이어지면 고가 의료장비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0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디딤'은 이 같은 기능을 탑재한 페모라(Femora)의 적응증(치료효과가 기대되는 병)을 확대하는 탐색임상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번 임상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약 1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디딤은 이번 임상에서 페모라가 금속물을 넣은 대퇴골(넓적다리뼈) 수술환자 뼈 상태를 3D 영상으로 완벽히 보여줄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몸속에서 가장 긴 뼈인 대퇴골에 금속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예후를 확인하는 CT 검사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해당 금속물 때문에 일부 병변이 하얗게 보여 CT 검사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페모라는 대퇴골 환자가 찍은 엑스레이(X-ray) 정면·측면 사진 2장이면 대퇴골 형상을 컴퓨터에서 3D로 구현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CT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 현재 페모라는 5분 만에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3D 영상을 만든다.

디딤은 또 페모라가 글로벌 3D프린팅 솔루션기업 이오에스(EOS) 의료장비를 대체할 수 있는지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EOS가 개발한 의료장비는 환자 자신의 체중이 실린 상태로 전신을 촬영한 뒤 근골격계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한다. 하지만 대당 가격이 10억원 정도로 비싼 게 단점이다.

디딤이 이 임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면 페모라 적응증을 확대하는 확증임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대퇴골 상태를 확인하는 의료장비는 주로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고 가격도 매우 비싸다"며 "페모라 임상에 성공하면 수입 대체효과뿐만 아니라 중소병원과 전문병원들의 의료장비 구매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의료기기로 품목허가를 받은 페모라는 휜다리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쓰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합인정서를 발급받았다.

휜다리는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과도한 힘이 몰려 작은 손상에도 관절 연골이 닳아 통증을 일으키는 질병이다. 방치하면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뼈를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는다.

한편 디딤은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과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연구진이 2017년 8월에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8월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료하고 각종 임상과 연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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