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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폐쇄성폐질환 찾아내는 토종 AI소프트웨어 임상 돌입

코어라인소프트, 서울아산병원서 확증임상 진행
분석 시간 10여분…40세 이상 환자 300만여명 추정

[편집자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 뉴스1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 뉴스1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찾아내는 토종 소프트웨어가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폐 결절 등 폐질환을 진단하는 AI 소프트웨어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지만, COPD 분야는 이번이 국내 첫 임상이다. 

8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의료용 소프트웨어업체 코어라인소프트는 흉부 CT 영상을 분석하는 AI 소프트웨어 '에이뷰 메트릭'(AVIEW® Metric™)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확증임상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임상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최장 6개월가량 진행될 예정이다.

'에이뷰 메트릭'는 코어라인소프트가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으로부터 총 12종의 기술을 이전받아 개발한 AI 소프트웨어로 3차원(3D) 합성곱신경망(CNN) 기술을 적용했다.

이 합성곱신경망은 특정 물체의 가로와 세로, 높이 사진 여러 장을 종합해 3D 이미지를 만들어 학습하는 딥러닝(deep-learning) 기반 기술이다. 3D 이미지를 학습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앞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폐질환 환자 10명의 흉부 CT 검사 영상을 활용해 AI 기술의 유효성을 검증했다. 그 결과, 90% 정확도로 기관지 벽 두께를 파악했다. 분석 시간도 2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기관지는 나뭇가지처럼 두께가 1밀리미터(㎜) 미만인 기관지로까지 계속 갈라져 의료영상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호흡이나 심장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아 정확하게 그 두께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이뷰 메트릭'은 여기에 기도 등 다양한 신체기관 증세를 파악하는 AI 기술을 적용해 COPD 증세를 10여분만에 찾아내고 분석할 수 있다.

기술 개발자인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COPD는 기관지를 비롯해 다양한 폐 상태를 분석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여러 분야에서  AI 기술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뷰 메트릭'이 제품화에 성공하면 국내에서도 상당한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만 40세 이상 국내 환자수는 300만여명 추정되고 있다. 심한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키는 COPD에 의한 국내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1조4214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미 국내에는 GE헬스케어 등 다국적 기업들이 여러 종의 COPD 분석 소프트웨어를 출시했다. 다만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드문 편이다.

COPD는 담배와 먼지 등에 장기간 노출돼 기관지가 좁아지고 서서히 폐기능이 떨어지는 폐질환이다. COPD는 전세계 사망원인 4위, 국내에서는 7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질병으로 꼽힌다.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국내 임상을 거쳐 2020년 상반기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별도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도 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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