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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만 하면 부족해요"…체질 바꾸는 종합상사

포스코인터 가스전·LG상사 팜농장 등 자체사업 강화
SK네트웍스는 홈케어, 모빌리티 사업 방점

[편집자주]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뉴스1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뉴스1

국내 주요 종합상사업체의 2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종합상사업계의 미래 신사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일반적으로 상품을 구입한 후 원하는 고객에게 팔면서 중간에 발생하는 마진을 얻는 것이 주된 수익구조다. 그러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자체 판매망을 세계 각지에 직접 구축하면서 종합상사업계는 과거보다 수익성 추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주요 종합상사들은 이미 산업 인프라가 갖춰진 선진국 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개발도상국에서 신사업을 발굴하거나, 모빌리티와 같은 새로운 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인터·LG상사·SK네트웍스의 새 수익모델은 무엇?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종합상사업계의 맏형격인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인터)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분기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 호실적의 중심에는 포스코인터의 자체 사업인 미얀마 가스전에서의 판매 호조가 있다. 미얀마 가스전에서 포스코인터는 올해 영업이익 1334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74.1%가량이 미얀마 가스전 영업이익을 통해 나온 것이다.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포스코인터의 자체 사업이다.

여기에 더해 포스코인터는 식량사업에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식량사업은 작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선정한 포스코그룹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곡물 교역량은 현재 연평균 6.1%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2018년 기준 연간 437만톤(t)의 식량사업 거래량을 2030년까지 2000만톤까지 늘리고, 같은 기간 매출액도 1조2000억원에서 5조원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인터는 2월 우크라이나 물류기업인 오렉심그룹(Orexim Group)과 곡물 수출터미널 지분 75%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 곡물 수출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했다. 작년 8월에는 베트남 최대 곡물업체인 떤롱과 곡물 트레이딩 물량 및 품목 확대를 위한 MOU도 체결했다.

LG상사 인도네시아 팜농장 전경.(LG상사 제공)© 뉴스1
LG상사 인도네시아 팜농장 전경.(LG상사 제공)© 뉴스1

LG상사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506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7%감소, 전 분기 대비 5.1% 감소한 수치다. 시황 악화로 인한 자원 부분의 손익 감소가 영업이익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LG상사는 물류부문에서는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LG상사의 2분기 물류부문의 영업이익은 365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2.1%를 차지했다. 물류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46억원, 전 분기 대비 61억원이 증가했다.

LG상사 관계자는 “물류부문의 해운 및 보관 및 배송(W&D)물량 증가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2분기에 거둘 수 있었다”며 “물류 사업에서 고부가 프로젝트 물류 수행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팜(palm)농장 사업도 LG상사의 신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현재 LG상사는 인도네시아에서 연간 8만톤 규모의 팜오일을 생산 중이고, 추후 농장 추가확보와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18만톤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팜오일은 팜나무 열매를 순수 압착방식을 통해 추출하는 식물성 유지를 말한다. 대두유, 유채유 등 여러 식물성 유지 중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가장 뛰어나 전 세계 식물성 유지 수요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품목이다.

SK네트웍스도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4.3% 증가한 영업이익 521억원을 기록했다. 홈케어, 모빌리티 중심의 사업구조로 업그레이드 한 것이 호실적의 주된 이유로 꼽힌다. SK매직의 신규 렌털 계정은 전년 동기 대비 18%늘어난 168만 계정을 달성했고, 렌터카 부문에서는 SK렌터카와 AJ렌터카의 내륙 단기 렌털 서비스 통합을 통해 성과가 나왔다.

여기에 더해 타이어 판매량 증가와 수입차 정비 활성화로 인한 스피드메이트 사업 호조, 워커힐 호텔의 MICE행사 증가 및 객실 점유율 제고도 견조한 실적달성에 도움을 줬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업별로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종합상사업계 관계자는 “종합상사업체들은 이제 고유의 수익 모델이었던 트레이딩으로만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 영역을 찾아 나가고 있다”며 “선진국보다는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개발도상국에서 신사업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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