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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국제회의 이어 암호화폐 발행하는 北…노림수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기반한 암호화폐 개발 중"
KFA "오는 2020년 2월, 두 번째 블록체인 국제대회 개최예정"

[편집자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뉴스1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해 '자금세탁'과 '달러 확보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이용해온 북한이 비트코인과 유사한 암호화폐를 개발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토큰(가칭)으로 불리는 이 암호화폐는 미국, 국제연합(UN)의 금융제재를 피해 무역활동에 활용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친북단체 조선친선협회(KFA)의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회장은 디크립토 등 다수의 외신을 통해 "미국이 지배하고 있는 국제적인 금융 시스템을 피해 자체 암호화폐를 개발하고 있다"며 "금과 같은 가치있는 것(상품)에 기반한 암호화폐"라고 밝혔다. 단 이 암호화폐는 북한의 법정화폐를 디지털화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 국민들이 사용하기 보다는 은행·기업 등이 활용하는 용도라고 소개했다.

북한은 이 토큰을 해외와 무역교류를 위한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적인 금융제재로 해외무역 결제 과정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시세 변동성이 커 암호화폐 직접 개발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DPRK토큰은 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처럼 '스테이블코인'형태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의 가치 불안정성을 없애기 위해 미국 달러, 유럽연합 유로와 같은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상품에 연동되는 암호화폐를 의미한다.

북한은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관심이 크다. 북한은 낙후한 경제와 폐쇄적인 정권 탓에 정보통신기술(ICT)이 크게 뒤처져 있다. 김정일 정권은 이를 극복하고자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자본력보다 인력이 핵심적인 요인이 되는 소프트웨어 인재양성에 힘써왔다.

실제 북한 김일성 종합대학 및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은 세계 SW 경연대회에서 수년째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이 지난해 6월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수학과 로직, 자연어처리, 블록체인 기술에서 우리보다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월 평양에서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술에 관한 국제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최신 블록체인 기술을 습득하고 외국 자본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KFA측은 참가자 규모나 세부사항에 대해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 행사를 통해 해외 블록체인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오는 2020년 2월 두번째 블록체인·암호화폐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블록체인 개발사 관계자는 "자본으로서 블록체인 기술을 접한 북한이 육성해야 할 신기술임을 인식하고 인재양성과 함께 해외 자본유치 수단의 장으로 암호화폐 행사를 계속해 기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알레한드로 카오 데 베노스 KFA 회장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북한의 개발(연구)대상이 아니며 외국 자본의 투기대상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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