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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로 조각을?'…윤성필이 찾은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

윤성필 개인전 '액체 조각 프로젝트'…9일부터 23일까지

[편집자주]

윤성필 '액체 조각 프로젝트 01', 전자석, 액체자성유도체, 알루미늄프로파일 등, 170x98x75㎝, 2019.(작가 제공)© 뉴스1
윤성필 '액체 조각 프로젝트 01', 전자석, 액체자성유도체, 알루미늄프로파일 등, 170x98x75㎝, 2019.(작가 제공)© 뉴스1

우리는 해봤자 소용없는 행동에 대해 '칼로 물 베기'라고 말한다. 칼로 물을 가르려 해도 갈라지지 않고, 모양을 만들고 싶어도 만들어지지 않는 액체의 특성이 반영된 속담이다.

이런 액체의 특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윤성필 작가(42)는 이런 상식에 얽매여 있고 싶어 하지 않았다.

작가는 9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스페이스 유니온에서 열리는 개인전 '액체 조각 프로젝트'에 그 생각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전시된 작품 주재료가 '액체'인 것이다.

조각작품은 대부분 돌·철·나무·흙 등의 소재로 만들어진다. 조형이 가능하고, 그나마 다루기 손쉬운 재료들이다.

그러나 윤 작가의 작품은 마치 물이 부글부글 끓는 모습을 띄고 있다. 물처럼 보이는 이 액체는 자석을 이용해 도트로 변환한 모습이다.

윤성필 '액체 조각 프로젝트 01', 전자석, 액체자성유도체, 알루미늄프로파일 등, 170x98x75㎝, 2019.(작가 제공)© 뉴스1
윤성필 '액체 조각 프로젝트 01', 전자석, 액체자성유도체, 알루미늄프로파일 등, 170x98x75㎝, 2019.(작가 제공)© 뉴스1

전자석 모듈 위에 설치된 일종의 '액체자석' 자성유도체가 이같은 흐름을 만들어냈다. 액체가 전기 신호와 결합해 '부글거리는 이미지'를 만들다가 다시 중력이 발생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식이다.

고정적인 형태의 기존 조각과 달리 이 작품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자전'한다. 여기에는 '머물지 않고 변하는 이 세계에서 나와 너는 다르지 않다'는 작가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윤 작가는 "형식적으로는 조각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 작품"이라며 "유동적인 재료인 액체를 사용해 전통 조각의 한계에 머물지 않고 그 범위를 확장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윤 작가는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학에서 아트프랙티스를 전공하고 슬레이드스쿨오브파인아트에서 조각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브룸힐 조각대회 심사위원 특별상, 사치갤러리 '새로운 센세이션 50인' 등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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