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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니티딘 대체품, 약물별 일장일단…특별한 우세를 보이는 약물은 아직 없어

가장 유사한 파모티딘과 라푸티딘은 출시품목이 많지 않아
효과 좋으면 급여 안되거나 저렴하면 약효가 떨어져

[편집자주]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식약처는 위장약 '잔탁' 등 국내 유통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269개 품목에서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돼 26일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2019.9.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김영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식약처는 위장약 '잔탁' 등 국내 유통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269개 품목에서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돼 26일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2019.9.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발암유발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판매 중지처분이 내려진 '라니티딘'성분 의약품을 두고 이를 대체할 제품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효능을 대체할만한 약물은 다수 있으나 일장일단이 있어 향후 라니티딘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수입·생산된 라니티딘 제제는 약 2700억원 규모이며 판매금조 전까지 국내에서 복용중인 인구도 144만명이나 될 정도로 보편적으로 이용됐다. 하지만 이번 식약처가 내린 판매금지 조치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 또한 "이후에 판매금지 조치가 풀려도 발암유발물질이라는 꼬리표로 인해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것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이에 대응해 기존 라니티딘 계열 약품을 대체할 의약품을 찾고 있으나 마땅한 다른 방안이 없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100% 대체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유사한 약물로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현재 나와있는 대체품을 찾는 방법 외엔 지금 상황에선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라니티딘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은 병원에서 새로 처방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이다. 유통되는 라니티딘 계열 제품의 90%가 전문의약품이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라니티딘 의약품 재처방 1회에 한해 본인부담금 없이 새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라니티딘과 유사한 작용기전을 갖는 히스타민2(H2)길항제 계열 약물과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약물 그리고 소수 제품이나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P-cab) 계열 제품군이 거론되고 있다.

H2 길항제 중에는 니자티딘, 시메티딘, 라푸티딘, 파모티딘 그리고 록사티딘 등이 있으나 니자티딘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체에서 발암물질 관련 조사가 예고돼 당장 라니티딘을 대체하긴 힘들다.

시메티딘은 H2길항 작용을 하는 '티딘' 계열 약물 중 가장 오래전에 출시됐다. 김도훈 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시메티딘은 히스타민에 작용하는 티딘계열 약물 중 개발된지 가장 오래돼 단가가 저렴하다"며 "약가가 100원도 안돼 많은 일반 병원에서 편하게 처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라니티딘에 비해 약효가 조금 약한 부분이 단점으로 꼽힌다.

파모티딘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언급돼 가장 유력한 대체 약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티딘계열 약물 중 가장 최근에 개발된 라푸티딘 또한 기존 리니티딘과 성능이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김도훈 교수는 파모티딘과 함께 최근 개발된 라푸티딘이 효능면에서 라니티딘과 가장 흡사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출시된 품목이 많지 않아 라니티딘의 빈자리를 모두 채우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H2계열 약물 외에도 PPI계열 약물과 P-cab계열 약물도 라니티딘을 대체할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PPI계열 의약품은 H2길항제 계열 약물보다 효과가 뛰어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시 부작용이 H2계열 약물에 비해 많이 보고돼 일각에서는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보험 급여 적용이 안되는 제품이 다수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도훈 교수는 "H2계열 악물보다 효과 측면에서 더 상위에 있는것이 PPI계열 약물이고, PPI계열보다 조금 더 위에 있는 약이 P-cab계열 의약품"라며 "다만 단순히 속이 쓰릴때 보험적용이 안되는 비급여 약물을 쓰기에는 부담이 있지만 효과적으로 위산분비를 억제하면서 안전한 약 중에 두 계열 모두 좋은 약품들이라 계속 언급되는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PPI계열 약품에 대해서는 일부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있지만 아직 명확한 인과관계가 검증된 것은 없어 처방에 문제가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밖에 해외에서 언급되는 일부 약물에 대해서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이 포함돼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 역할을 해 증상을 완회시킬 수 있지만 라니티딘과 같은 정도 등급의 약물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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