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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 43%, 극존칭 원하는 고객 때문에 '엉터리 존댓말' 쓴다

알바생 80% "엉터리 존댓말 쓴다"…58% "불쾌하고 자존감 타격

[편집자주]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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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이번에 나오신 신상품이세요"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8명은 평소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하고, 이중 4명은 극존칭을 원하는 고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잘못된 존칭을 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엉터리 존댓말'이란 사람이 아닌 사물에 존칭을 사용하는 잘못된 어법이다.

문제는 알바생 절반 이상이 '고객 서비스'를 이유로 마음의 상처를 감수하고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한글 어법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지나친 '고객 제일주의'가 맞물리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바생 80% "엉터리 존댓말 써봤다"…1위는 "그 메뉴 안되세요"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은 573돌 한글날을 맞아 전국 알바생 158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사물을 높이는 방식의 이상한 존댓말을 사용한 적이 있다'는 답변이 78.2%(1243명)에 달했다고 9일 밝혔다.

성별로는 여성 83.3%가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했다고 응답해 남성(73.2%)보다 10%포인트(p) 이상 비중이 높았다.

대다수의 알바생은 잘못된 표현인 줄 알면서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잘못된 표현인 줄 몰랐다'는 응답은 19.6%에 그쳤다. 엉터리 존댓말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다들 쓰니까 무의식적으로 썼다'가 30.3%로 1위를 차지했다.

알바생이 꼽은 '가장 공감하는 엉터리 존댓말'은 '그 메뉴는 안되세요'가 39.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렇게 하시면 되세요(36.4%) △주문되셨어요(28.3%) △좋은 하루 되세요(26.8%) 등이 뒤따랐다.

'이쪽에서 기다리실게요'(24.8%), '그건 저한테 여쭤보세요'(11.1%), '음료 가져가실게요'(8.7%), '이번에 나오신 신상품이세요'(7.2%)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이상한 존댓말도 눈에 띄었다.

(알바몬 제공)© 뉴스1
(알바몬 제공)© 뉴스1

◇43% "고객이 원해서 사용"…58% "불쾌하고 자존감 낮아져"

문제는 '엉터리 존댓말'을 억지로 사용하는 경우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알바생 43.4%는 '고객이 원하기 때문에' 잘못된 존칭을 사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알바생의 25.1%는 '그렇게 쓰지 않으면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고객 때문에' 엉터리 존댓말을 쓴다고 답했다. '극존칭에 익숙한 고객을 위해 알면서 사용한다'는 응답도 18.3%에 달했다.

엉터리 존댓말은 한글 어법뿐만 아니라 알바생의 기분과 자존감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알바생 42.2%는 '이상한 존댓말을 쓸 때마다 무지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불쾌하다'고 응답했다. 16.4%의 알바생도 '스스로를 너무 낮추다 보니 자존감에 타격을 입는다'고 고백했다.

'재미있어서' 엉터리 존댓말을 쓴다는 응답은 5.3%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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