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엔터테인먼트 © 뉴스1 |
손담비가 '동백꽃 필 무렵' 향미를 택한 건 의외였다. 향미는 극에서 비중이 그리 큰 역은 아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일곱 번째로 소개되는, 조연에 가까운 캐릭터. 그동안 주연급을 주로 맡아온 손담비 출연 결정은 의아함을 자아낸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의 판단이 옳았다. 향미는 극에서 병풍이 되려야 될 수 없는 독보적인 배역이었고, 이를 알아본 손담비는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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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미의 진짜 정체 또한 예사롭지 않다. 코펜하겐에 가기 위해 '1억원 모으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향미는 집 보증금을 빼 노숙자를 자처하는 것은 물론, 때때로 돈을 갚으라는 협박 문자를 받기도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겁을 먹을 상황에서도 향미는 그저 '흥'하고 만다. 되려 허세 가득한 노규태(오정세 분)의 마음을 이용, 약점을 잡아 한 탕 크게 해먹으려는 배포를 지녔다. 옹산에 다시 없을 독보적인 캐릭터로, 남은 회차에서도 활약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KBS 2TV '동백꽃 필 무렵' 공식 홈페이지 © 뉴스1 |
비중이 아닌 캐릭터를 중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을 선택한다는 배우들이 많지만, 이를 실천하는 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손담비는 나무보다 숲을 볼 줄 아는 배우였고, 향미를 과감히 택했다. 덕분에 비중으로도 살 수 없는 멋진 캐릭터를 만나며 배우로서 본인의 또 다른 매력을 발산 중이다. 시청자들에게 '연기 잘하는 배우'로 눈도장 찍었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