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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헬기 박단비 대원 부모 "빨리 찾아 살아돌아온 것 이상 기뻐"

12일 4번째 실종자 수습…7명 탑승자 중 유일한 여성
지난해 10월 임용 새내기 대원…母 "훌륭했던 우리 딸, 사랑한다"

[편집자주]

구조활동 임무를 수행하다 소방헬기가 독도 해역에 추락한지 13일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고(故) 박단비(29) 대원의 어머니와 아버지. 2019.11.12/뉴스1©News1 남승렬 기자
구조활동 임무를 수행하다 소방헬기가 독도 해역에 추락한지 13일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고(故) 박단비(29) 대원의 어머니와 아버지. 2019.11.12/뉴스1©News1 남승렬 기자

"총리님, 우리 딸은 대학갈 때부터 소방대원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집에 있는 딸 아이의 산소통이 무거워 (딸 애가 이걸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너무 속상해 혼낸 적도 있어요. 누구보다 강했던 우리 딸에게 의지를 많이 했어요. 제가 할머니가 되고 우리 딸이 아줌마가 될 때까지 평생을 함께 하려고 한 딸이 이제 없습니다. 딸이 살아올 거라 믿고 예쁜 옷도 하나 샀는데 이제는 소용 없게 됐습니다. 제 딸을 꼭 찾아주세요"

누구보다 '강했던 딸'을 찾는 어머니는 말을 잃었다.

구조활동 임무를 수행하다 소방헬기가 독도 해역에 추락한지 13일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 고(故) 박단비(29) 대원 어머니의 울음섞인 호소는 부질 없는 메아리로 돌아왔다.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지원단)에 따르면 박 대원은 12일 오전 11시56분쯤 해상 수색 중이던 해양경찰 1513함이 추락한 헬기 동체로부터 정남향 방향으로 3㎞ 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돼 낮 12시9분쯤 수습됐다.

대구 강서소방서에서 딸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들은 어머니는 두손을 모아 기도했다. 살아올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있던 어머니와 아버지가 기억하는 박 대원은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한 소방대원이었다.

아버지는 "빨리 찾아서 살아돌아온 것 이상으로 기쁘다"며 "다른 실종자 가족들도 하루빨리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치 살아돌아온 딸에게 하듯 "정말 훌륭했던 우리 딸, 엄마가 사랑하는 거 알지?"라는 엄마의 말에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는 대구 강서소방서는 울음바다가 됐다.

29살 박 대원은 지난해 10월 임용된 새내기 구급대원이다.

119구조대가 백령도에서 환자를 헬기로 이송하며 응급처치하는 모습에 반해 소방대원이 됐다.

박 대원의 어머니는 "다른 실종자들도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눈물을 보였다.

지난 10월31일 오후 11시25분쯤 응급환자와 보호자, 소방대원 5명 등 7명이 탄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독도에서 이륙한 직후 바다로 떨어졌다.

당시 소방대원들은 구급활동 임무를 수행하다 환자와 보호자 등을 헬기에 태우고 이륙 2~3분만에 헬기와 함께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 헬기에 탑승한 7명 중 현재까지 이종후(39) 부기장과 서정용(45) 정비실장, 조업 중 손가락이 절단돼 이송되던 선원 윤영호씨(50), 박단비씨 등 시신 4구가 수습됐다.

그러나 기장 김종필씨(46), 구조대원 배혁씨(31), 선원 박기동씨(46)의 생사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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