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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남 "데뷔 첫 영어 앨범, 美서 K팝 다양성 보여주고 싶어요"(인터뷰)

[N인터뷰]① '비포 위 비긴'으로 컴백

[편집자주]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가수 에릭남(31)이 2013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영어 앨범을 발표하며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지난해 북미 15개 도시 투어와 올해 3월 호주 및 6월 유럽 10개국 투어 등 꾸준한 해외 활동으로 미국에 문을 두드리던 그는 이번 앨범 '비포 위 비긴'(Before We Begin)을 통해, 본격적인 "첫 번째 발걸음"을 선보인다. '비포 위 비긴'은 전곡 영문으로 채워졌으며, '우리 시작하기 전에'라는 의미로 다양한 색채로 그린 사랑의 순간을 담았다.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 10월30일 '러브 다이 영'(Love Die Young)을 선공개하며 애틋한 감정과 감미로운 목소리를 선사한 에릭남은 14일 전세계에 동시 발매할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콩그레츄레이션스'(Congratulations feat. Marc E. Bassy)으로 낡고 지난한 연애를 끝낸 해방감을 경쾌하게 풀어내며 반전 매력을 더한다.

총 5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한 에릭남은 '비포 위 비긴'을 통해 에릭남의 다채로운 음악적 색과 메시지를 풀어냈다. 미국에서 앨범 작업을 진행한 에릭남은 세계적인 R&B 싱어송라이터 마크 이 배시(Marc E. Bassy)가 타이틀곡 피처링에 참여했으며, 지난 5월 발매한 싱글 '런어웨이'(Runaway)의 영어 리믹스 버전을 해외 유수 프로듀서 스티브 제임스(Steve James)와 협업해 수록하기도 했다.

에릭남은 컴백을 앞두고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포 위 비긴'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번 앨범을 내놓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 후련하다. 진짜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젝트이다 보니까 후련하기도 하고 기대가 된다. 처음 영어 앨범을 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첫 번째 발걸음이라고 해야 하나. 거대한 목표는 없지만 많이 설레고 많이 들어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다음은 에릭남과 일문일답.

-첫 번째 영어 앨범을 작업한 소감은.

▶전 가수를 생각할 때부터 목표가 두 개였다. 연예인으로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을 얻고 싶었고 음악적으로는 외국에서도 많이 활동하는, 성공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다. 데뷔 때부터 외국 활동을 꿈꿔왔고 작업도 많이 하면서 도전했다. 그런데 요즘 외국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열려 있어서 지금 시기가 제일 좋은 것 같더라. 지금 아니면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원래 외국에서 작업하는 편이고, 곡도 많이 모아놓은 상태라 이번에 내게 됐다. 사실 영어로 하는 게 저는 더 편하고 자연스럽다. 한국어로는 아무래도 내용이나 감정을 계산해서 하는 게 많다. 처음으로 자연스럽게 작업한 것 같아서 편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만큼 미국에서 먼저 가수 활동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한국에서 데뷔한 이유는.

▶사실 묘하다. 생각도 많다. 한국에서 가수를 하고 데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게 너무나 감사하고 축복받은 일이다. 미국에서도 '왜 한국 가서 가수를 했냐'고 묻더라. 한국에서만 기회를 줘서 그렇고 감사한 일이다. 특히 제가 데뷔했을 땐 미국에서 동양인이 더 나올 일이 없었다. TV, 영화, 음악 다 그렇다. 뜬 동양인 가수가 거의 없지 않느냐. 그런 사실이 안타까웠고, 그래서 이번에 앨범을 내고 조금씩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가 톱스타는 안 되더라도 이런 문화를 바꾸고 싶었다. 잘 되면 좋겠지만. (웃음) 긍정적인 생각으로 도전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반응은 어땠나.

▶지난주 열흘간 미국에서 프레스 투어를 했다. 많은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쇼케이스를 했는데, 현지에서도 '진짜 동양인이 잘 없구나. 문제다'라고 말하더라. 그 사람들이 잘못한 건 없지만 미안하다고 하면서, 더더욱 응원한다고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현재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등 미국에서 K팝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있어서 저 같은 솔로 아티스트도 이렇게 (진출을) 하게 된 것 같다. 전반적으로 미국에서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에 많이 동의하고 공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미국에 진출한 K팝은 대부분 퍼포먼스 위주인데 보컬로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신만의 무기가 있다면.

▶미국에서도 제게 'K팝 아티스트냐, 팝 아티스트냐. 어떻게 구분해야 하냐'고 물어본다. 우선 제게서 K팝은 뗄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 한국에서 시작했고 K팝에서 가수가 됐고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확실히 해외에서는 인원이 많은 아이돌들이 K팝에 나온다는 인식이 있다. 그래서 이 앨범을 통해 K팝에 다양한 아티스트가 많고, 더 다양하고 폭넓은 장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제가 미국에서 활동을 조금씩 하고 있는데, 제 활동을 통해 K팝에 대한 고정된 인식을 좀 더 버릴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해외 아티스트와 컬래버나 해외 투어를 진행해오면서 처음 활동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


▶현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누가, 어떤 노래를 듣고 있는지, 성별과 연령층, 어떤 도시에서 듣는지 다 나온다. 그런 것을 보면 점차 반응이 좋아지고 다양해지는 것을 보면서 제게 동기부여가 된다. 처음에는 현지에 나를 설득하는 게 힘들었다. 우선 K팝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가 피처링을 제안하는데 굳이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엄청 열심히 스토리텔링을 해서 PT를 하고, 그렇게 피처링 작업을 했다. 지금은 제안하면 더 빨리 피드백이 오고 '비포 위 비긴' 준비할 때도 마키가 본인 파트를 녹음까지 다 해서 빠르게 보내주시더라. 몇 년간 노력한 게 보답으로 돌아온 것 같다.

-앨범 '비포 위 비긴'에 대해 설명해달라.

▶'우리 시작하기 전에'라는 뜻이다. 에릭남의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보다는 '맛보기' 정도라는 생각이 든다. 워낙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게 복잡하기도 하고 제가 이걸 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안되는 것 같다. 지금은 맛보기로 에릭남이라는 가수가 있고, 이런 노래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좋은 반응을 보고 더 큰 프로젝트로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낸 앨범이다.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작사, 작곡에도 많이 참여했는데 기억에 남는 곡이 있다면.

▶미국에서 모든 곡을 영어로 작업했는데 편곡하면서 소위 '미국에서 먹힐 것'들을 하고 싶었다. 사실 저도 곡 작업을 한 지 얼마 안 됐고 부끄러웠지만, 이제 경험이 쌓이면서 시처럼 가사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 곡들 대부분이 솔직하다. 많은 분께 와 닿을 수 있는 가사를 쓰려고 한다. '러브 다이 영'(Love Die Young) 노래는 새로운 표현도 많이 쓰고 딥(deep)하게 썼다. 그 가사 작업하면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그냥 보면 이별을 앞둔 사랑 노래이지만 개인적으로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슬럼프에 있을 때였다. 그래서 '러브'가 제게는 열정, 목표, 꿈, 인생, 커리어라고 생각하고 썼다. 이렇게 가사에 집중해서 작업했다.

-사랑 노래인데 자신의 얘기를 많이 투영한 것 같다.

▶곡 작업할 때 연애 얘기도 있고, 스스로에 대한 얘기도 투영하는 편이다. 미국에서 노래 작업을 시작할 때 '오늘 어때요?' 이렇게 말하면서 세션을 시작한다. 오랜 시간 연애 끝나고 쓴 노래도 있었고 힘들었을 때 쓴 노래도 있다. 1번 트랙 '컴 스루'(Come Through)처럼 조금 외롭고 누구를 만나고 싶을 때 썼던 노래도 있다. 제 생활을 하고 살면서 다양하고 많은 곳에서 영감을 받아서 노래에 다 녹이는 편이다.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가수 에릭남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최근에 슬럼프를 겪었나.

▶가(장 최근엔 지난 7월에 왔었다. 6월에 유럽에서 투어를 했는데, 18일 안에 12회 공연을 했다. 몸은 너무 힘들고 앨범은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그 와중에 내년 해외 투어와 관련해 컨펌을 해야 했다. 그러고 미국에서 바로 앨범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때 제가 너무 피곤하고 지쳐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노래를 몇 개 쓰기도 했다. 그렇게 번아웃을 풀어냈다. 가사 쓰면서 극복해내고 좋아진 것 같다.

-선공개한 '러브 다이 영'에 대한 애착이 있는 것 같은데, 타이틀은 '콩그레츄레이션'이 됐다.

▶타이틀은 1년 반 전에 쓴 노래다. '러브 다이 영'은 성숙한 목소리와 음악을 보여주는 것 같고, 타이틀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노래다. 미국에서 이번 타이틀을 많이 모니터하면서 다들 '에릭남 목소리 맞냐'며 엄청 좋아하시더라. 이 코드가 현지에서 먹힌다고 생각했다. 곡을 쓸 때 무대를 많이 생각하는데 이 곡으로 무대를 하면 재밌게 나오겠다 싶어서 선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안타깝게도 발라드가 안 된다. 심지어 다양한 플랫폼들이 제 노래 중 발라드를 듣고 '왜 발라드를 냈냐. 요즘 시장에'라고 하시더라. (웃음) 그래도 저는 의미 있는 노래라 생각하고 만들었다.

<[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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