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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드래프트도 화수분? 두산의 '씁쓸한 수입' 18억원

5차례 실시하는 동안 23명 유출…영입은 11명뿐
너도나도 '두산 선수 뽑자'…규정까지 변경

[편집자주]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 선수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두산 베어스는 2년 마다 열리는 '2차 드래프트'에서도 화수분을 자랑하고 있다. 너도 나도 두산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2019 KBO 2차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비공개로 실시된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는 8개 구단에서 총 18명을 지명했다. 각 구단 보호선수 명단 40명에서 풀린 선수들이 새로운 소속팀을 찾았다.

두산은 지명을 포기했다. 반대로 소속선수 4명을 타구단에 떠나보냈다. 먼저 변진수가 KIA 타이거즈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고, 이어 강동연도 NC 다이노스의 1라운드 지명권의 대상이 됐다. 2라운드에서는 정진호, 3라운드에서는 이현호가 한화 이글스에 선택됐다.

KIA는 사이드암 불펜 요원, NC는 우완 선발 유망주, 한화는 즉시 전력감 좌타 외야수와 좌완 선발감을 각각 영입했다. 두산은 선수 4명을 내주며 9억원을 손에 넣었다. 1라운드는 3억원, 2라운드는 2억원, 3라운드는 1억원이라는 보상금이 발생한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묶는다고 묶었는데 방법이 없다"며 아쉬워한 뒤 "우리도 한두 명을 봐놓았는데 순번이 제일 마지막이다보니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2,3라운드 지명을 포기한 것에 대해서는 "그 선수들보다 우리 선수들이 낫다"고 설명했다.

2차 드래프트는 2011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의 활로를 열어준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후 2년마다 한 번씩 개최돼 선수들이 팀을 옮겼다. 이번이 5번째 개최.

두산은 5차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총 23명을 잃었다. 지명한 선수는 11명. '타구단이 탐을 내는' 쓸만한 선수 12명이 사라진 셈이다.

두산에서 워낙 많은 선수가 유출되다보니 규정도 변경됐다. 한 구단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선수의 최대치가 5명에서 4명으로 준 것. 꼬박꼬박 5명을 기록하던 두산 출신 2차 드래프트 이적생 수는 이후 4명으로 달라졌다.

물론 보상도 있었다. 두산은 23명을 내주며 보상금으로 총 41억원을 챙겼다. 11명을 영입하며 지출한 보상금 23억원을 빼면 순수입 18억원이 남는다. 

그러나 총 9년에 걸쳐 얻은 18억원의 수입은 쓸만한 선수 12명을 타구단에 빼앗긴 것 치고는 '남는 것 없는 장사'다. 대부분의 구단은 18억원을 들여 41번째 선수 12명을 보유하는 편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탁월한 선수 육성으로 '화수분 야구'라는 별칭을 얻은 구단이다. 이에 따라 좋은 선수가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2차 드래프트에서 타구단의 표적이 되기 쉽다.

두산을 비롯해 몇몇 구단은 도입 취지가 퇴색한 2차 드래프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부 구단이 선수 육성에 힘을 쏟는 대신 2차 드래프트를 전력 보강의 기회로만 삼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당장 정진호와 이현호는 한화에서 주전으로 뛸 기회를 잡을 전망. 그러나 두산으로선 든든한 백업 요원이 사라졌다. 이같은 현상이 2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12월 단장 워크숍에서 2차 드래프트 존속과 관련해 논의하고자 한다"며 "지금까지는 신생팀의 전력 보강을 위해 2년마다 실시한 측면이 있는데, 이제 신생팀들도 포스트시즌에 나갈 정도의 전력이 됐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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