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를 떠나게 된 조쉬 린드블럼. /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
두산 베어스가 '20승 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결별한다. 겉보이게는 전력에 큰 손실이 예상되지만 두산 내부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두산은 지난 4일 린드블럼의 보류권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유로는 "린드블럼이 그동안 팀에 공헌한 점을 높이 사 선수 측 에이전트와 협의해 보류권을 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올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한국에서 린드블럼의 투구를 지켜봤다. 린드블럼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것이라는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두산으로서도 린드블럼은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카드였다. 올 시즌 20승3패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하며 팀의 통합우승을 이끈 선수이기 때문. 194⅔이닝을 소화하며 다승, 탈삼진(189개), 승률(0.870) 등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린드블럼에게는 정규시즌 MVP라는 영예도 주어졌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으로 린드블럼의 몸값은 크게 뛰었다. 두산이 린드블럼을 잡기 위해서는 올 시즌 연봉 170만달러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 했다. 메이저리그 복귀라는 린드블럼의 개인적인 목표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결국 두산은 린드블럼과 재계약을 포기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그 배경에는 '충분히 린드블럼만한 선수를 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린드블럼에게는 이른바 '두산 프리미엄'을 받았다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입단 당시부터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점과 탄탄한 수비 등 두산의 강한 전력 등으로 린드블럼의 성적이 롯데 자이언츠 시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실제로 린드블럼은 롯데에서 2015년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 2016년 10승13패 평균자책점 5.28을 기록했다.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특급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산 이적 후 2018년 15승4패 평균자책점 2.88(1위)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시즌까지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두산이 아닌 다른 팀에서는 거두기 힘든 성적이었다.
KBO리그 규정 상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은 100만달러를 넘길 수 없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 시장에 밝은 한 관계자는 "100만달러 몸값의 선수도 두산에서는 충분히 린드블럼만큼 활약할 수 있다"며 "두산도 그런 생각으로 린드블럼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다승왕 세스 후랭코프도 두산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새로 영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최종 후보군이 추려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