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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안 부러운 '인플루언서'…뷰티업계 유통채널 지각변동

올해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 11조 전망
임블리 사태 등으로 인플루언서 부정적 인식도

[편집자주]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주축으로 활동하는 이른바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사람)의 등장으로 뷰티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온·오프라인 채널 대신 인플루언서들의 SNS 계정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고 있어서다.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뷰티제품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들이 직접 나서 인플루언서를 키우고 있다. 영향력이 더 커지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인플루언서 판매는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SNS에서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추천하는 브랜드 제품이나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상거래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제품의 장점만 나열하는 기업 광고와 달리 같은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의 장단점을 비교,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인플루언서들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이들이 하는 말을 더 신뢰하게 된다.

실제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얼달러(약 5900억원)에 불과했던 글로벌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올해 100억달러(약 11조8500억)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써보니까 좋아요"…친근함·판매량 비례

인플루언서들의 대표적인 상품 판매 플랫폼은 '인스타그램'이다. 인스타그램 마켓 운영시 사업자 등록증을 발급해 운영하면 합법적인 상품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해당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제품은 패션·뷰티 카테고리 상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홈에스테틱 화장품 브랜드인 '홀리추얼'도 이달 7일 론칭에 앞서 지난달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아닌 인플루언서 '공구마켓'을 통해 신제품을 선론칭했다. 인기 쇼핑몰 한스스타일을 운영하는 인기 인플루언서 유한나 대표와 협업했다.

이처럼 인플루언서들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이유는 '친근감'에 있다. 인플루언서들의 특징은 SNS에 자신들의 일상을 공개하고 구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는 점이다. 마치 가까운 친구나 지인인 된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준다.

과거 소셜셸링 경험이 있다는 권모씨(가명·30·경기도 성남시)는 "대부분의 인플루언서들은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화장품이나 의류를 공유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소셜 마켓을 시작하다보니 뷰티 관련 카테고리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양성합니다"…기업들이 직접 육성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지자 뷰티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를 직접 양성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애경산업은 지난 7일부터 뷰티에 관심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스타그램·블로그 활동·제품 체험 등을 진행할 'AK 러버 뷰티클럽 6기'를 모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도 지난 2개월 간 스타 뷰티 크리에이터를 육성을 위해 '뷰티즌 클럽'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에게 메이크업 노하우·영상 촬영·기획·편집·디자인·채널 브랜딩 노하우를 전수하고 최근 수료식을 마쳤다.

지난해 LG생활건강도 뷰티 인플루언서 양성 프로그램인 '내추럴 뷰티크리에이터'를 운영했다.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취업난을 겪는 20~30대 여성의 사회 진출 및 경제 활동을 응원하고 이들의 정착·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처럼 화장품 업계에서 뷰티 인플루언서 양성에 힘을 쏟는 이유는 소비자들과의 '접점' 마련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게 인지도 있는 뷰티 유튜버를 활용한 마케팅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자체적인 뷰티 인플루언서 육성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루언서 부정적 인식도…"신뢰 회복이 우선"

다만 인플루언서 브랜드·상품 판매 시장이 커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SNS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들을 이른바 '팔이피플'(SNS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이라는 다소 비하적인 신조어로 칭하고 있다.

이런 신조어가 등장한 이유는 일부에서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계좌이체 방식의 결제 시스템을 운영해 있아 '탈세' 논란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화장품·의류 등 상품 판매후 불량 제품 교환·환불 요청을 거부해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임블리'이다. 임블리는 쇼핑몰 상품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을 알리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인플루언서이다. 실제로 임블리는 개인 팬미팅을 열고 티켓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연예인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린 인플루언서였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과대광고·화장품 부작용 논란 및 곰팡이가 나온 호박즙 판매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상품 질보다는 쇼핑몰 운영 과정에서 콘셉트 설정이나 마케팅에 성공했지만, 저품질 상품으로 소비자 신뢰를 잃은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없애려면 이들이 소비자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플루언서 마켓 역시 기존 유톤채널처럼 제품 경쟁력을 높이거나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되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마켓의 대중화 등으로 유통 채널이 확장되고 있다. 양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과거 임블리 사태와 같은 논란을 피하려면 1인 마켓의 경우 소비자들과의 신뢰 구축 등으로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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