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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간염 지난해만 1만7638명…감염병에 몸살 앓은 대한민국

전년보다 7.2배 증가…원인불명 폐렴 의심환자도 발생

[편집자주]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맞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부터 20~40대 A형 간염 고위험군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맞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부터 20~40대 A형 간염 고위험군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지난해 발생한 A형간염자가 1만7638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약 7.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개젓 섭취에 의한 예외적인 현상이라는 게 보건당국 분석이지만, 최근 4년간 감염자 통계를 보면 증가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감염병 유행에 국가가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14일 질병관리본부 감염병포털 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A형간염 감염자 수는 1만7638명으로 전년 2437명과 비교해 7.2배 많았다. 2016년과 2015년에는 감염자 수가 각각 4679명, 1804명이었다.

최근 4년간 A형간염 감염자 수가 많았던 2016년과 비교해도 약 4배로 많은 규모다. 올해 들어 발생한 감염자 수도 13일 기준으로 70명으로 조사되고 있다.

A형간염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하면 평균 4주(15~50일)가량 잠복기를 거친 뒤 감기몸살처럼 열이 나고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자들은 구역질과 구토, 쇠약감, 복통, 설사 증상도 겪는다.

이런 증상 탓에 초기에는 감기에 걸린 것으로 착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 A형간염에 걸린 성인들은 황달이 생겨서 눈 색깔이 노래지고 소변 색깔이 짙어진다.

A형간염은 증상만으로도 병원에서 진단할 수 있다. 다만 감염 초기에는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어 시간을 두고 재검사를 받거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검출하는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대부분의 감염자는 충분히 쉬고 영양소가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자연적으로 낫는다. 특히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무리한 운동을 삼가는 게 좋다. 20~40대에서 A형간염이 급증가한 배경은 역설적으로 깨끗한 환경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0년 이전만 해도 성인들이 A형간염에 걸린 적이 거의 없었다.

50대 이상이 대부분 항체를 가졌고 영유아는 2015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을 통해 백신을 접종한 반면 20~40대는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대두분의 감염자다 젊은 성인인 이유다.

현재 A형간염을 예방하는 유일한 해법은 백신 접종이다. 백신은 6~1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항체가 생긴다. 서연석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간염은 젊은 성인에게 가장 위험하지만 노인이라고 무조건 안심할 수 없다"며 "감염자가 적더라도 한 번 감염되면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훨씬 더 높다"고 설명했다.

A형간염 유행이 사그라들기 전에 지난 7일 원인불명 폐렴 의심환자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생한 것도 감염병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폐렴 의심환자가 사망자까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출장을 다녀왔고, 국적이 중국이라는 점에서 국내 전파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인해 41명이 폐렴에 걸려 1명이 숨지고, 7명이 중증 상태라고 발표했다. 국내 의심환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건강을 회복해 지난 11일 퇴원했다. 중국 폐렴의 원인 병원체와 무관하다는 게 보건당국 설명이다.

하지만 중국 우한시와 우리나라를 오가는 직항이 일주일에 8편, 총 탑승객이 1600여명에 달해 추가 의심환자 발생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푸단대학교를 통해 입수한 우한시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하고 새로운 검사법을 개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보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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