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뉴스1 |
정치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귀국 일자가 오는 19일로 확정된 가운데, 안 전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가늠할 '귀국 일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김도식 전 안 대표 비서실장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가 장고 끝에 귀국 날짜를 19일로 확정했다"며 "귀국 후 간단한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안 전 대표는 (독일 등 해외에서) 국가 미래와 비전에 대한 연구를 전념했다"며 "1년 5개월 정도 해외에 체류했는데 귀국하면 (향후 정치 비전과 계획 등을) 공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던질 화두와 키워드는 안 전 대표가 직접 정리하고 있기 때문에 저로서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놓고는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중심으로 논의에 본격 착수한 보수통합 내지 반문연대가 아닌 '제3지대' 구축을 위한 독자적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안 전 대표는 정치 데뷔부터 '양당제 극복'을 자신의 정치 목표이자 명분으로 삼아 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계열, 두 거대 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양당제와 이에 따른 극단적 정치·이념 갈등과 지역감정이 우리 정치가 해소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는 주장이다.
이번에도 안 전 대표는 측근이나 간접적 소통수단을 통해 이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의 보수통합 참여 가능성에 대해 "여당이고 야권이고 낡은 정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된다"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견지하고 심판하려면 진영 체제가 아닌 새로운 혁신 체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안 전 대표는 갖고 있다"고 사실상 일축했다.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앞서 "안 전 대표가 '국가혁신을 위한 인식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정치공학적인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는 생각을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공개한 자신의 신간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 전문(前文)에선 프랑스 정치 상황에 빚대 "프랑스 국민들은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면서 "기존의 두 거대 정당이 문제를 풀 것이라는 희망을 접은 프랑스 국민들은 새로운 미래를 고민했고, 마크롱이 주축이 된 실용적 중도 정당을 선택했다"고 내심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안 전 대표의 구체적 행보를 놓고는 안철수계 내에서도 관측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현재 제기되는 시나리오는 △자신이 창당을 주도한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와 당 혁신과 제3지대 연대 행보 △신당 창당 및 독자 총선 완주 △바른미래당 합류 또는 신당 창당 후 '반문연대' 모색 등이다.
일단 안 전 대표가 자신이 대주주이자 안철수계 의원들이 잔류하고 있는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여기에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있다. 거취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어지고 있는 손학규 현 당 대표와의 관계설정과 역할 분담 문제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안 전 대표가 혁신 행보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선 손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고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야 하며 손 대표 또한 이를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복귀해서 자신의 거취를 포함한 당의 진로에 대해서 논의를 거친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제3세력의 중심으로 총선까지 완주할지, 반문연대 등 큰 틀 연대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이태규 의원은 "안 전 대표 본인은 보수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그런데도 자꾸 보수통합 논의에 참여해달라고 한다. 안 전 대표는 이념과 진영에 찌든 낡은 정치 패러다임을 실용의 정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는, 합리적 개혁이라는 큰 흐름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독자행보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안 전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혁신통합추친위원으로 '보수 통합' 논의에 참여 중인 점으로 미뤄 보수통합 참여 가능성을 닫지 않는 시각도 있다.
김근식 교수는 "안 전 대표의 입장이 '혁신 우선'이라는 점은 저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당연히 이대로 야당으로는 중도세력의 통합 참여는 불가능하다"면서도 "저는 혁통위에 먼저 참여해서 중도까지 합류 가능한 수준의 '만족할 만한 혁신'을 요구하고 관철하고자 한다"고 주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