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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성폭행 죽음으로 내몬 10대들, 최고 징역 6년

추행 10대 최고 5년, SNS 소문낸 전 남친은 집행유예 1년
재판부 “소년인 점은 참작하지만 죄질 나빠…실형 불가피”

[편집자주]

7월 아파트 3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진 여중생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2018.11.28/뉴스 © News1 박아론 기자
7월 아파트 3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진 여중생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글2018.11.28/뉴스 © News1 박아론 기자

성폭력 피해를 견디다 못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여중생에게 (숨지기 전) 몹쓸짓을 한 학생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임정택)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혐의로 기소된 A군(17)에게 징역 장기 6년에 단기 4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추행 등) 혐의로 기소된 B군(19)에게 징역 장기 5년에 단기 3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A군과 B군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취업제한을 명했다.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C군(18)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C군을 제외한 A군과 B군은 재판 내내 범행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는 점, 이들이 (범행사실과 관련해) 주고받은 휴대전화 메시지, 목격자 진술 등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소년인 점을 참작해 감경하면서도 이들의 죄질이 좋지 않은 점 등 여러 정상에 따라 A군과 B군에 대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목격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꾸며낸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피고인 A와 B는 휴대전화로 범행 사실을 주고 받으면서 비밀을 공유하기로 했다"며 "피고인 A는 (B가 추행한 사실로)피해자를 협박해 항거불능 상태로 만든 뒤 억지로 성관계를 하고, 남자친구인 피고인 C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C는 해당 사실을 접한 뒤 피해자와 헤어지고,  SNS상에 전 여자친구인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받을 글을 남겨 소문을 퍼뜨렸고, 피해자는 낙심해 결국 삶을 포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A는 자신보다 어린 피해자를 협박해 성폭행하고, 남자친구인 C에게 폭로하고, 피고인 B는 자신보다 어린 피해자를 추행했으며, C는 SNS상에 소문을 퍼뜨렸다"며 "이들 모두 그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는 이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으나, 이들 모두 소년이고 판단능력이 미숙한 상태에서 범행한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A군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평소 알고 지내던 여중생 D양(당시 13세)을 2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2016년 B군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D양의 고민을 듣고 '주변에 알리겠다'고 협박해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2016년 9월 D양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C군은 2016년 SNS를 통해 여자친구인 D양에 대해 성적으로 비방하는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A군 등은 지난 2018년 7월19일 오후 8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3층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진 D양의 유족들에 의해 고소되면서 경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D양의 유족들은 '2016년 고등학생 B군이 D양을 성추행했고, B군으로부터 성추행 사실을 알게 된 A군이 주변에 해당 사실을 알리겠다며 D양을 협박해 불러낸 뒤, 성폭행 했다'고 고소장에서 밝혔다. 

또 'D양의 전 남자친구인 C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A군과 B군으로부터 당한 D양의 피해사실을 악의적으로 꾸며 소문을 냈다'고 덧붙였다.

피해 여학생의 아버지는 지난 2018년 11월28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성폭행과 학교 폭력으로 숨진 딸의 한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가해자들의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A군 등은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경찰은 피해자 D양과 가해 남학생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으로 조사해 A군 등의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또 C군을 제외한 A군과 B군에 법정에 이르러서도 계속해서 범행 사실을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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