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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One]佛스키장, 헬기로 눈 퍼날랐다가 '뭇매'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눈 부족" 해명에 "환경오염" 비판 쇄도

[편집자주] 정통 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이 세계 구석구석의 모습을 현장감 넘치게 전달하기 위해 해외통신원 코너를 기획했습니다. [통신One]은 기존 뉴스1 국제부의 정통한 해외뉴스 분석에 더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에 포진한 해외 통신원의 '살맛'나는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현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 현지 매체에서 다룬 좋은 기사 소개, 현지 한인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이슈 등을 다양한 형식의 글로 소개합니다.

프랑스 그르노블 인근의 스키장 <자료사진>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프랑스 그르노블 인근의 스키장 <자료사진> © 뉴스1 정경화 통신원

최근 프랑스의 한 스키장이 부족한 눈을 채우기 위해 헬리콥터로 눈을 퍼 날랐다가 현지 언론들의 뭇매를 맞았다.

헬리콥터를 이용한 눈 수송은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우선시하는 프랑스 정부 정책과 배치되는 비환경적·비경제적 조치란 이유에서다.

RTL 방송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피레네 산맥에 있는 뤼숑 쉬페바네르 스키리조트는 오트가론주 정부의 협조를 얻어 지난 14~15일 이틀 간 약 50톤의 눈을 헬기를 이용해 스키장 슬로프에 뿌렸다.

피레네 지방의 경우 매년 2월이면 스키 시즌이 한창이지만 올해의 경우 예년과 달리 기온이 영상 15도까지 오르고, 해발 2000m 이하 지역엔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아 심각한 눈 부족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 오트가론 당국은 "올 겨울 예외적인 고온 현상으로 뤼숑 지역 관광업 종사자들의 경제적 타격이 상당하다"며 "스키장을 돕기 위해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스키장 측 역시 "친환경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눈 운반비로만 5000~6000유로(약 652만~783만원)이 소요되지만, 이를 통해 스키장 직원들과 장비 대여소, 식당 등 종사자 50~60여명이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헬기가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운송수단 가운데 하나란 이유로 "헬기를 이용한 눈 수송은 '빙하를 얼리기 위해 전 세계의 냉장고 문을 열어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눈 수송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몽블랑의 메르드 글라스 빙하 지역을 방문해 알프스 산맥의 자연보호를 강조한 다음날 이뤄졌다.

이에 대해 엘리자베스 본 환경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성수기 스키장을 돕기 위해 헬기로 눈을 수송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 업계 책임자들과 만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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