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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北語사전] 낯선듯 낯설지 않은…홰불? 나붓기다?

[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노동신문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2면에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당, 주체의 혁명적 당 건설의 새 역사를 펼치시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싣고 노동당 창건 기념탑 사진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8일 2면에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당, 주체의 혁명적 당 건설의 새 역사를 펼치시어'라는 제목의 특집기사를 싣고 노동당 창건 기념탑 사진을 공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 매체의 보도에 등장하는 언어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으면서도 낯선 경우가 많다.

동음의 단어이지만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 사용되거나, 의미가 같아도 맞춤법의 차이로 표기가 미묘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이러한 남북 언어의 차이는 종종 발견된다.

19일자 '역사에 길이 빛날 2월의 선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쓰인 '홰불'이나 '나붓기다'도 한 예다.

북한은 우리와 달리 사이시옷을 전혀 적지 않는다.

우리는 두 말이 결합해 합성어가 될 때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변하거나 ‘ㄴ’ 소리가 덧날 경우 앞말의 받침으로 ‘ㅅ’을 받쳐 적는다.

하지만 북한은 위와 같이 사잇소리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앞말의 받침에 ‘ㅅ’을 적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에 따라 우리는 '횃불'로 표기한다. 북한은 '홰불'로 쓴다.

노동신문 기사에서는 "인민들에게 진리의 홰불이 되고..." "우리 당의 위대한 주체사상이야말로 세계를 밝힌 홰불" 식으로 등장했다.

"자주의 혁명학설은 지구상의 그 어느곳에서나 참된 자유와 행복을 지향하는 인민들의 넋으로, 투쟁의 기발로 나붓기고있다"는 문장에서 쓰인 '나붓기다'도 "천, 종이, 머리카락 따위의 가벼운 물체가 바람을 받아서 가볍게 흔들리다"는 의미는 우리와 같지만 표기가 다른 경우다.  

남한에서는 '나부끼다'로 표기하지만 북한에서는 천이나 종이가 흔들리는 모양 '나붓나붓'에서 온 어근 '나붓'을 그대로 살려 '나붓기다'로 표기한다.

또다른 기사 '사상의 침투력, 사상사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의 "개준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기대와는 달리"라는 문장에서 쓰인 '개준'도 한자는 '改悛'로 남북이 같지만, 우리는 '개전'으로 쓴다. 행실이나 태도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는다는 뜻이다.

반면 같은 대상을 두고 남북간 쓰는 단어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경우도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 이튿날이었던 17일자 신문에 실린 김정일 위원장 추모기사에서는 "수도 평양으로부터 조국의 북변 두메산골과 분계연선의 농촌마을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유치원어린이들에게 자애로운 어버이의 사랑이 뜨겁게 와닿았다"는 문장이 있었다. 여기서 쓰인 '분계연선'은 '휴전선'을 뜻한다.

■ 홰불
[명사]  ‘횃불’의 북한어.

■ 나붓기다
[동사] 천, 종이, 머리카락 따위의 가벼운 물체가 바람을 받아서 가볍게 흔들리다

■ 개준(改悛)
[명사] 행실이나 태도의 잘못을 뉘우치고 마음을 바르게 고쳐먹음 (우리는 '개전'으로 표기)

■분계연선
[연선] "휴전선"의 북한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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