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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원 성금 대구에 방호복"…서울대 동문 "모일 때마다 지원"

서울대 재학생·졸업생 모금 3일차 2000만원 훌쩍
"1000만원씩 필요한 곳에 물품 구매해 보낼 예정"

[편집자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서울대인 모금'으로 구매한 방호복. 방호복은 5일 대구의료원 의료진에게 배송됐다(서울대인 모금 주최 측 제공). © 뉴스1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서울대인 모금'으로 구매한 방호복. 방호복은 5일 대구의료원 의료진에게 배송됐다(서울대인 모금 주최 측 제공).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장 의료진과 시민들을 돕기 위해 최근 대학가에선 자발적인 모금 활동이 잇따르고 있다.

경희대 학생들이 모금 활동의 첫 스타트를 끊은 뒤로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숙명여대, 삼육대 등 여러 대학이 기부 릴레이에 동참했다.

서울대도 3일부터 모금활동에 나섰다. 이날 오후 시작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서울대인 모금'에는 5일 오후 2시50분 기준, 670명이 참여해 약 2383만원의 성금이 모였다. 

이 모금활동은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19학번 손주승씨와 전기정보공학부 17학번 김영민씨가 주축이 돼 시작됐다.

손주승씨(21)는 5일 뉴스1과 통화에서 "500만원 정도만 모여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금액이 모일 줄 몰랐다"며 "기부에 참여한 모든 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개인 기부를 하기 위해 기부처를 찾던 손씨는 경희대, 고려대, 숙명여대 등 여러 학교가 모금을 한다는 소식을 우연히 접하고 모금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는 "여러 대학이 모금을 하고 있는데 서울대도 동참해 힘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금 활동을 도와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서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액은 대한적십자사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등 단체에 전달되지 않는다. 그 대신에 방호복, 장갑 등 방역물품이 절실한 의료진을 위한 물품을 구입하는 데 쓰인다.

성금을 모으면 관련 단체에 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서울대 학생들은 성금 전달이 아닌 '물품지원'으로 방식에 변화를 줬다.

손씨는 "모금활동을 시작한다고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더니 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것보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직접 사서 주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그 의견을 반영해 물품지원으로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손씨는 우선 1000만원 단위로 모금액을 쪼개 현장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고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금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돌파함에 따라 첫 1000만원은 대구의료원 의료진을 위한 방호복 구입에 사용했다.

손씨는 "대구의료원에 가장 필요한 물품을 물어보고 방호복 구매처를 알아내 구매 계약을 맺었다"며 "방호복은 오늘(5일) 중으로 대구의료원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모금 주최 측이 구매한 방호복은 총 330벌. 방호복은 '서울대학교 동문' 이름으로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대구의료진에게 전달된다.

손씨는 모금액이 꾸준히 늘고 있음에 따라 앞으로 방호복뿐만 아니라 장갑, 고글 등 의료현장에 필요한 방역물품을 구매해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씨가 밝힌 다음 기부처는 안동의료원이다. 이미 장갑은 구매한 상태고 추가로 방호복을 구매해 안동의료원에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모금 증가액이 줄어들 법한데 갈수록 쌓여가 정말 놀라울 따름"이라며 "많은 선배님과 후배들이 연락해 도움을 주고 있다. 당분간 기한을 두지 않고 모금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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