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손석희 "김웅, 계속 요구했던 건 JTBC 정규직 입사"(종합)

"'상왕의 목 잘라 조선일보 가져가겠다'고도 말해"
법정엔 몰래 출석…나갈 때도 취재진 따돌려

[편집자주]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49) 폭행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손석희 JTBC 대표가 17일 새벽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2.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49) 폭행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손석희 JTBC 대표가 17일 새벽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서울 마포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2.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64)이 자신에게 회사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50)의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25일 출석했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갈미수 혐의 2차 공판에 손 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나는 피고인(김웅)과 같이 일해본 적은 없지만 안타까운 마음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고인은 동영상도 공개하고 방송에도 나가 할 말씀을 다 했지만 나는 보도자료 2개 이후 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저와 가족들은 말할 수도 없는 피해를 입었다. 2017년 4월16일 주차장에 잠깐 간 것 하나 때문에 엄청난 나비효과가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황당한 것도 많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8년 8월 손 사장의 2017년 접촉사고를 기사화하지 않는 대가로 JTBC채용과 2억4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으려고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검사가 "김웅씨가 손 사장을 만났을 때 '자신의 와이프가 손 사장을 만났을 때 취업문제에 대해 간곡히 부탁드리라 말했는가"라고 묻자 손 사장은 "그렇다. 사실 그 이야기를 듣고 놀랐다"고 답했다.

손 사장은 "그 이전까지 대화의 주제는 접촉 사고 이야기였는데 취업 이야기가 나오자 말하고자 하는 바가 뒷이야기(취업)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2018년 10월말부터 그해 연말까지 취업문제를 해결해달라 요구했다"며 "나는 회사 취업은 쉽게 임의로 되는 것이 아니라, 원칙과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 사장은 김씨가 요구했던 건 JTBC정규직 입사였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작년 1월10일 피고인을 만났을 때 정규직이 어렵다면 계약직 고용계약서라도 써달라 했다. 그것이 어렵다고 하자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는 "피고인이 '선배님도 다른 사람과 똑같다' '복수를 하겠다'고 하며 '상왕의 목을 잘라 조선일보에 갖다주겠다'고 했는데 내용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워딩을 하나하나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왕이라는 것은 피고인의 선배 격인 저를 지칭하는 것 같은데 분위기가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김씨를 붙잡는 과정에서 김씨와 접촉이 있었는데 그것을 폭행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지난해 1월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식당에서 김씨의 얼굴과 어깨를 치는 등 폭행 혐의로 약식 기소됐다.

김씨 측은 "공소와 같이 손 사장을 만나거나 문자, 텔레그램, 이메일로 연락한 바는 인정하나 공갈의 고의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금푸 수수 역시 "폭행 사건 이후 사건을 형사화, 기사화하지 않기 위해 2억4000만원을 달라고 한 것도 사실이 아니며, 손 사장이 제안한 월 1000만원 용역을 2년간 단순합산해 달라고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손 사장은 "잘 알고 지내는 변호사를 통해 나에게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것을 전하고 나의 답변도 내 법적 대리인을 통해 듣기를 원했다"며 "잘 기획되고 의도된 게 아니었나, 난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에게 불법 취업 청탁과 금품 요구를 하는 등 공갈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 씨는 2018년 8월 손 사장의 접촉사고를 기사화하지 않는 대가로 JTBC 채용과 금품을 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2020.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에게 불법 취업 청탁과 금품 요구를 하는 등 공갈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김 씨는 2018년 8월 손 사장의 접촉사고를 기사화하지 않는 대가로 JTBC 채용과 금품을 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2020.3.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손 사장은 이날 오전 미성년자 성착취 영상 공유방 '텔레그램 박사방'의 운영진 '박사' 조주빈(25)이 검찰로 구속송치될 당시 언급되기도 했다. 조씨는 당시 취재진의 질문에 "손석희 사장, 윤장현 전 시장, 김웅 기자 등 저에게 피해를 본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손 사장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한 질문을 위해 취재진 20여명이 이날 공판을 앞두고 법원 주변을 지키고 있었지만 손 사장은 법원 청사 출입구가 아닌 지하주차장을 통해 법정에 들어서 기자들을 따돌렸다.

공판이 끝난 뒤에도 손 사장은 별도의 출입구를 통해 법정을 빠져나갔다.

손 사장과 함께 조주빈이 언급한 김씨는 공판이 끝난 뒤 법원 청사 1층에서 취재진 카메라 앞에 서 영어로 "이 재판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위한 것"이라며 "옳은 편에 서 있는 것은 나이며 진실은 내 편에 있는 만큼 산타클로스나 예수처럼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조씨에 대한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로딩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