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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왕세자 확진에…'왕족만 특별대우' 성난 영국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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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영국 왕세자. <자료사진> © AFP=뉴스1
찰스 영국 왕세자. <자료사진> © AFP=뉴스1

71세의 고령인 찰스 왕세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일부 영국 시민들은 오히려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단키트 부족으로 감염이 의심되는 현장 의료 인력조차 검사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별다른 증상이 없는 왕세자 부부가 어떻게 검사를 받았느냐는 것이다.

25일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찰스 왕세자는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카밀라 왕세자빈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와 관련, 영국 왕실 관계자는 "왕세자 부부는 코로나19 검사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해 애버딘셔에 있는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벼운 증상을 보인 찰스 왕세자가 검사를 받은 것은 왕족에 대한 특혜라고 현지 언론인들은 지적하고 있다.

BBC의 제임스 쿡 기자는 "NHS 스코틀랜드 홈페이지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증상이 위중해야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적고 있다"며 "찰스 왕세자가 검사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했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의 앨리슨 피어슨 기자는 "가벼운 증상을 보인 찰스 왕세자를 검사할 수 있었다면 마땅히 최전선에 선 간호사, 의사, 응급요원들부터 검사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라디오 방송 LBC의 줄리아 하틀리-브루어는 "(진단키트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벼운 증상만 있는 찰스 왕세자를 검사한 것은 부도덕하고 잘못된 일"이라며 "그 진단키트는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NHS 근로자에게 쓰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냉소적인 반응은 영국 내에서 코로나19 검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영국 내 코로나19 검사는 입원 환자 중 중증 호흡기 질환자로 제한해 병원에서만 실행되고 있으며,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있다.

현재 영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8077명, 사망자는 422명이다. 지금까지 모두 9만436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 8만2359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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