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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형 칼럼]미래통합당 후보들 헛발질 선거운동

여론조사 결과 청주권 선거구 모두 여당 후보에 밀려
위기속 민심과 민생 없는 선거운동 유권자 감동 못줘

[편집자주]

이광형 충북세종 본부장

4.15총선 후보 등록일(26~27일)을 앞두고 한 지역 방송사가 지난 23~24일 양일간 발표한 충북 청주 4개 선거구 여론조사를 보면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진영간 세대간 대결 표심이 분명히 드러났다.

여론조사 결과 도내 최대 격전지인 흥덕구는 민주당 도종환 44.7% 통합당 정우택 29.0%, 현역 의원 낙천 지역인 서원구는 민주당 이장섭 34.8% 통합당 최현호 28.8%로 나타났다.

'정치1번지' 상당구는 민주당 정정순(33.8%) 후보가 통합당 윤갑근(29.3%) 후보에 오차범위 내 앞서고 있고, 정의당 김종대(14.2%) 후보가 추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역 신구 인물 대결로 주목을 받는 청원구는 4선의 변재일(42.2%) 후보가 김수민(27.4%) 후보를 앞서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KBS청주방송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청주 상당구·흥덕구(21일)·서원구·청원구 등 청주권 4개 선거구에 각각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명(상당 508, 흥덕 505, 서원 500, 청원 504)을 상대로 전화면접을 통해 조사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상당 최대 ±4.3%p, 흥덕 최대 ±4.4%p, 서원 ±4.4%p, 청원 ±4.4%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지구촌을 준전시상황으로 내몰고 있는 '코로나19'가 집권 여당의 총선 악재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빗나가고 있다. 오직 진영 간 세대 간 대결로 치닫는 분위기다.

청주권 4개 선거구 모두 정당 평균지지율(더불어민주당 35%, 미래통합당 25%)이 10%p대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양강 선거구도에서 민주당 후보가 4곳 모두 경쟁자인 통합당 후보를 앞섰다.

세대별 지지율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30~40대가 60% 가량 민주당을 지지했고, 60대 이상 유권자는 60% 정도가 보수야당인 통합당을 지지했다. 아울러 현역의원일지라도 무소속 후보는 당락에 변수가 될 뿐 상수는 되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결과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대로 선거분위기가 굳어진다면 통합당은 청주권에서 현재 사수 중인 1석(상당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오랜기간 선거를 경험한 전문가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 확정된 뒤에도 경선 때 지지율로 멈춰있는 후보는 선거 초반 1위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따라서 현재 순위 2위권 후보들도 선거구도와 후보 경쟁력에 따라 얼마든지 추격이 가능해 당락이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천 이후 추격이 두드러진 후보들의 정치적 '뒷심'이 눈여겨볼 대목이다.

앞으로 20여일 남은 선거기간동안 민주당은 코로나19 재앙에 따른 경제위기 극복과 문재인 정권의 성공을 위해 여당 후보 지지를 호소 현재 판세 '굳히기'에 들어갈 게 뻔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또한 힘이 될 것이다.

21대 총선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충북도당 예비후보자들이 24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0.3.24/  © 뉴스1 박태성 기자
21대 총선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충북도당 예비후보자들이 24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0.3.24/  © 뉴스1 박태성 기자

문제는 양당의 선거전에서 민생과 시대정신(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야당의 선거 전략과 운동 방식이다. 진영간 세대간 대결이 뚜렷한 선거전에서 중도층은커녕 지지층에도 감동을 주지 못하는 구태 선거운동 방식만 반복하고 있다.

중앙당 지도부는 물론 지역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24일 가진 '미래통합당 충북도당 총선대책위 출범식'은 위기의식과 치열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여당의 지역 대표격인 도종환 의원(흥덕)과 맞대결을 자처해 청주권 총선을 이끌어야 할 정우택 후보가 정권의 실정과 무능, 오만을 언급했을 뿐 결기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코로나19로 선거운동의 제약을 받더라도 절박한 총선 상황과 지지층의 심경을 감안했다면 충북지역 후보 8명이라도 무심천에 뛰어들어 '정권심판'을 호소하는 쇼라도 연출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날 출정식은 마치 지방선거로 착각할 정도였으며, 일부 후보는 지역구의 핵심 이슈도 제대로 모른 채 공약을 발표했다. 집권 중반기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정권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한데 그동안 국민적 논란과 지지층을 분노케 한 핵심 국정 사안은 언급조차 없었다.

코로나19라는 지구촌 재앙 앞에 '거시정책'을 제시하고 정권을 비판 견제해야 하는 선거전을 망각했다. 지지층은 물론 잠정적 지지자들로 분류되는 중도층 표심 확장은 안중에도 없고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형국이다,

이런 무력감 때문인지 야당의 '정권심판'론은 여당의 '야당심판' 맞불에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을 불안과 공포 속으로 몰고 있는 코로나19 재앙도 선거초반 여당에 '악재'가 될 것이란 예측과 달리 현실과는 다르다.

민간기업과 의료진의 노력에 의한 성과를 자화자찬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정권의 성과'로 반전되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의 토양은 분명 야당에 유리하지만 이를 재단하지 못하는 야당의 무기력으로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 대다수 지역에서 여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

제1야당인 통합당은 지금이라도 꼰대 사고를 버리고 사즉생의 각오로 민생과 민심을 대변하는 선거전을 펼쳐 멀어져가는 유권자의 마음을 얻길 바란다. 혹 국회 의석의 균형을 잃는 여당 독식의 총선 결과가 초래할 부작용을 우려해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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