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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안전한 나라는 없다…입국자 전원 자가격리 해야"

유럽·미국 외 다른 국가서 해외 유입 사례 발생
"국내 들어오는 모든 사람 자가격리 의무화해야"

[편집자주]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최근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대다수가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 방역망에 비상이 걸렸다.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내에 들어오는 입국자 전원에 대해 자가격리를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6일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은 어느 나라든 위험하지 않은 나라가 없다. 모두에게 자가격리를 권고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엄 교수는 "유럽과 미국을 가릴 것 없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내국인, 외국인을 불문하고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 또한 "자가격리 조치를 나라별로 구분 지어 시행할 것이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어디서 들어오든 무증상자는 14일간 자가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104명 증가한 9241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104명 중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절반이 넘는 57명에 달한다.

코로나19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 유입 사례가 빠르게 늘자 정부는 유럽에 이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자가격리 조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오는 27일 0시부터 증상이 없는 내국인 및 장기체류 외국인은 14일간 자가격리를 실시한다. 증상자는 내외국인 관계없이 지정된 검역 시설에 대기하면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부터 유럽발 입국자 중 내국인과 장기체류 목적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의무화 조치를 내렸다.

정부가 미국과 유럽발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적용했으나 해외 곳곳에 코로나19가 퍼지고 있는 만큼 의료계에선 자가격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월3일부터 국내에서 집계한 해외 유입 사례를 보면 국내 총 누적 확진자(9241명) 중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는 284명이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164명으로 가장 많고 미주가 63명, 중국 외 아시아가 31명, 중국 16명, 아프리카 2명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국가는 중국외 아시아 지역에서 필리핀, 태국 등이며 유럽은 프랑스와 영국,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등 10개국이다. 미주는 미국과 콜롬비아·미국(경유)에 해당한다.

천은미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해외 유입 사례를 막지 못하면 국내 방역을 아무리 잘한다 해도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며 "당분간 해외여행과 국내 입국을 금지하는 등 고강도 조치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2020.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4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  2020.3.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진단 검사 시점에 대해서도 효율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 대한 전수 진단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가 무증상 내국인은 집으로 돌아간 뒤 3일 이내에 보건소에서 진단검사를 받도록 조치를 시정했다. 다만 국내에 연고가 없는 외국인은 무증상이어도 임시생활시설에 격리 후 검사를 진행한다.

엄 교수는 "3일 이내 검사를 해 '음성'이 나온다해도 증상이 없거나 잠복기인 사람이면 진짜 음성이 나온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자가격리를 해제할 때 쯤 검사 시기를 정해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기 교수 또한 "증상이 없는 사람은 14일간 자가격리를 한 뒤 자가격리 중에 증상이 나타날 때 혹은 자가격리 해제 시점에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우선 증상이 있는 사람부터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이후 자가격리 기간 중에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 진단 검사를 하는 등 우선순위에 따라 단계별로 나눠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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