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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D-1' 조원태 한진 회장 승기 잡았다…국민연금 '찬성'(종합)

3자 연합 추천 김신배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도 찬성 '견제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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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연금 서울남부지역본부 모습. 2016.12.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 강남구 신사동 국민연금 서울남부지역본부 모습. 2016.12.2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는 26일 조원태 한진칼 사내이사(한진그룹 회장) 선임의 건에 대해 찬성 결정을 내렸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조 회장 찬성 입장을 표명하면서 조 회장 측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수탁위는 이날 오전 제8차 위원회 회의를 열어 약 3시간에 걸친 토론 끝에 조원태·하은용·김신배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를 찬성하기로 결정했다. 3자 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이 조 회장의 경영 무능을 비판하고, 리베이트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 중 사실로 밝혀진 게 별로 없다는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수탁위의 비공식 간담회 테이블에 오른 의결권자문사들의 보고서들도 참고가 됐다. 국민연금과 용역계약을 맺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최근 조 회장 연임 및 이사회가 추천한 사내외 이사 후보들에 대해 찬성을 권고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인 ISS도 최근 조 회장 연임 찬성을 권고하는 내용의 의안분석 보고서를 기관투자자들에게 보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국내 항공업계 전반이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경영진을 교체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도 이번 결정에 반영됐다. 이날 회의에서 격한 논쟁이 이뤄지기보다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표결 없이 찬반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3자 연합이 추천한 인물들 중 김신배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에 대해 유일하게 손을 들어줬는데, 이는 현 경영진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수탁위는 한진칼 사외이사 선임의 건 중 김석동·박영석·임춘수·최윤희·이동명·서윤석 후보에 대해 찬성 결정을, 여은정·이형석·구본주 후보에 대해서는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 결정을 했다.

아울러 배경태 사내이사, 함철호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에 대해서는 적정한 이사회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증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를 결정했다.

수탁위는 또 대한항공과 관련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사 선임방식 변경 관련)과 관련해 이사 선임방식 변경(특별결의→보통결의)에 대한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봐 반대하기로 했다. 조명현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서 기금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반대를 결정했다.

이번 심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에 따라 기금운용본부가 수탁위에 의결권 행사 방향 결정을 요청해 이뤄졌다. 주주권 및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공단에서 행사하되, 공단에서 의결권행사의 찬성 또는 반대 및 주주권행사의 이행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을 하기 곤란한 사안은 기금운용본부의 분석 등을 거쳐 수탁위에서 결정할 수 있다.

한편 법원이 반도건설의 보유 지분 8.25% 중 5%만 이번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조 회장 진영이 승기를 잡았다는 관측이 이미 제기된 상태였다. 이를 감안한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조 회장 진영 37.15%, 3자 연합 28.7%다.

KCGI는 이날 주주들을 향해 "튼튼한 한국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한진그룹 운명의 중요한 갈림길에서, 여러 주주님들과 국민 여러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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