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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 급감…韓조선사 "위기 속 기회 찾는다"

하반기 반등 기대 속 VLCC등 틈새 시장 노려

[편집자주]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시운전 모습 © 뉴스1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시운전 모습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세계 경기 둔화 국면에서 조선산업도 타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조선업은 전형적인 수주 산업으로 코로나19 사태 초기만 하더라도 타 산업에 비해 타격이 적은 산업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미국, 유럽, 인도, 동남아시아 등 주요 경제 블록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발주 감소·지연 등의 악재가 조선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1분기 선박 발주량 전년比 70% 급감

7일 삼성증권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3월 누계 세계 선박 발주량은 23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71%나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클락슨은 최근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전망치를 7130만CGT에서 3910만CGT로 45% 하향조정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선박 발주 공백은 불확실성이 원인”이라며 “인력 이동 제한도 선박 발주계약 체결을 연기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률은 2월 기준으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이 상선 부문에서 2%, 현대삼호중공업이 4.7%, 현대미포조선이 8%, 삼성중공업이 3.6%, 대우조선해양이 3.9%를 기록했다. 3월부터 10개월 이상 공격적인 수주를 해야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현재 상황이 코로나19로 좋지 않지만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등에서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 반등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제작한 LNG FSRU.(대우조선해양 제공)© 뉴스1
대우조선해양이 제작한 LNG FSRU.(대우조선해양 제공)© 뉴스1

◇韓조선사 위기 속 틈새시장 공략 가능

올해 1분기 한국 조선업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급락한 유가로 인해 원유를 사거나 비축하려는 수요가 늘어 VLCC의 발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액화천연가스(LNG)의 가격이 1MMBtu(25만kcal를 낼 수 있는 가스량·1000ft³)당 1달러대로 추락한 만큼 LNG를 저렴한 가격에 저장하려는 수요도 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떠다니는 LNG터미널이라고 불리는 LNG-FSRU(부유식 LNG 저장 및 재기화 설비)의 발주가 늘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NG-FSRU는 VLCC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조선3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 세계에서 운항중인 29척의 LNG-FSRU/RV 중 11척이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로 따지면 38%다. 삼성중공업도 작년 말 기준 LNG-FSRU를 10척 수주해 8척을 인도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해상물동량이 줄어 신규발주가 선주들 사이에서 꺼려지는 분위기는 사실”이라며 “그러나 VLCC등 탱커 시황이 조금 괜찮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어 “현재 유가와 LNG가격 급락 국면이 단기적인지 장기적인지 판단하는데 시간이 꽤 걸리는 만큼 VLCC나 LNG운반선 발주 지연이 나타나고 있다”며 “틈새시장 공략의 성패도 코로나19의 확산세에 따라 변동이 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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