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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에 '심리적 위기' 심각…"이젠 심리방역 집중할 때"

대구·부산·서울 등 지자체 심리방역 지원단 꾸려
전문가들 "자살 증가 우려"…의료진 위한 심리지원도 필요

[편집자주]

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격리병동 근무에 들어가고 있다. 2020.4.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격리병동 근무에 들어가고 있다. 2020.4.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가격리, 재택근무 등에 따른 우울증, 무기력증 등 '코로나블루'를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홍보만큼이나 심리적 방역에도 중점을 두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12일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에 따르면, 최근 전국 10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10명 중 2명이 주변의 관심이 필요할 정도의 불안·우울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구 지역이 가장 높은 수준의 불안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쏟아져 나온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들은 심리적 지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코로나 사태 최전선인 대구시는 최근 코로나블루로 인해 힘들어하는 확진자, 자가격리자, 일반시민 등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4만2000여건의 상담실적을 기록했으며, 고위험군으로 파악된 79명에 대해선 전문의 재상담 등 후속조치를 실시할 예정이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부분 장기간 가정 내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분들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떤 분들은 극단적인 생각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최근 정신건강 전문가들을 초청해 심리방역 관련 회의를 개최하는 등 심리방역 지원에 본격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이들에 대한 통합적인 서비스 창구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초부터 코로나19 관련 시민들의 심리 방역을 강화하기 위해 '코비드19 심리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코비드19 심리지원단'은 '심리 방역을 위한 마음 백신 7가지'로 △격려 백신-나를 격려하기 △긍정 백신-좋은 일 하기 △실천 백신-수칙을 솔선수범 실천하기 △지식 백신-제대로 알기 △희망 백신-끝이 온다는 것을 알기 △정보 백신-도움 받는 법 알아두기 △균형 백신-이성의 균형 유지하기 등을 제시한다.

또 서울시는 추가경정 예산안에서 온라인 콘텐츠 제작과 세종문화회관을 활용한 온라인 공연 지원을 위해 약 50억원을 긴급 편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자살률의 증가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감염 이후 정신건강의 가장 큰 문제로 보는 것은 자살의 증가"라며 "IMF, 세계금융위기 등 위기가 있을 때마다 자살률이 치솟았다. 확진자를 빨리 찾아내는 것처럼 위기에 빠진 아픈 가정 등을 속히 찾아내 사회서비스로 연결하는 노력도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도 "환자 수가 제로가 되더라도 우리 마음 속에 극복하기 힘든 불안감과 고통, 불신과 분열이 있다면 그 위기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최전선에서 대응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당히 과도한 업무량과 함께 감염 우려가 상존하는 환경 속에서 일하면서 받는 의료진들의 스트레스는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 의료진 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에는 국내 첫 의사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들의 피로감을 해결할 수 있는 심리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유 교수는 "의료인의 안전, 정신에 대한 기사는 지금보다 10배 이상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의료인과 의료체제가 버텨주지 않으면 안전하다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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