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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여행]① 우리 이제, 떨어져서 여행하자

소규모·비대면 흐름 코로나19로 급물살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여행 활동도 '잠시 멈춤' 상태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여행 수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집콕'과 '방콕'에 따라 쌓인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향후 여행 방식은 코로나19 이전과는 상당이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이후 여행은 어떻게 변할 지 [코로나19가 바꾼 여행] 시리즈를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단체여행에서 소규모여행이 주를 이룰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뉴스1
단체여행에서 소규모여행이 주를 이룰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뉴스1
코로나19가 여행업계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전염병 트라우마로 여행객들은 검증된 여행사나 동행자, 여행지, 숙소, 식당, 교통시설 등을 선호할 것이란 분석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소규모(프라이빗), 비대면 등 수년 전부터 등장했던 트렌드는 코로나19를 만나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따라서 여행관련 기업들 역시 서비스에 변화를 주지 않고서는 생존 자체를 장담하기 힘들게 됐다.  

◇단체여행 사라질까


우르르 깃발부대처럼 몰려다니는 단체여행은 사라지고 소규모 또는 개별여행, 나홀로여행의 트렌드가 뚜렷해지는 '뉴노멀'(새로운 표준) 시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수많은 사람과 함께 밀폐된 공간에서 수시간, 길면 십수시간을 있어야 하는 여행은 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여행 기업인 트립닷컴이 총 100개 도시에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체여행과 크루즈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소규모 그룹과 맞춤 가이드 여행의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나홀로 여행도 이미 유행하고 있다. 구글이 발표한 2019년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성의 '단독 여행'에 대한 검색률은 관심이 전년과 비교해 230% 늘었다.

여행 플랫폼 클룩이 지난해 발표한 '나홀로 여행 설문 조사'에서도 이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 2만1000명 응답자 가운데 76%가 나이, 성별 및 국적과 관계없이 이미 혼자 여행했거나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점차 여행 단위가 소규모화하면서, 여행객 개개인의 관심과 취향, 목적은 뚜렷해 지는 특수목적관광(SIT)이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맞춤형' 여행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데 개인의 철학이나 가치관, 전문분야, 관심사항 등을 중심으로 동기화되는 여행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이영근 한국스마트관광협회 회장은 "점차 여행 기업들은 SIT로 시선을 바꾸고 해설사의 전문화, 고도화가 필요하다"며 "전통 여행사들은 지역기반 소규모 여행을 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 패키지 여행사의 일정표
한 패키지 여행사의 일정표
◇위생 정보 없는 여행은 'NO'
 
여행을 선택할 때 '청결'이 중요한 기준이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항공사들은 빠르게 방역 활동에 대한 정보공개에 나섰고, 호텔들은 시설 청결을 앞세운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유럽의 대형 호텔 그룹사인 아코르는 뷰로베리타스(프랑스 국제인증 기관)와 협력해 안전과 청결 기준에 충족했음을 증명하기 위한 인증 제도를 만들어 냈다. 메리어트 그룹은 호텔 수준에서 COVID-19 전염병의 현실을 다루기 위해 '글로벌 청결 위원회'를 개설하기도 했다.
  
부킹닷컴은 하우스 키핑 플랫폼인 '프로퍼리'(Properly)와 장기 임대숙소, 공유숙소에 대한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청결 점수를 매기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중이다.

국내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여행 예약 플랫폼인 여기어때는 세스코의 방제관리를 받은 청결 숙소에 인증 마크를 부착했고,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은 엄격한 사전 방역 체계를 적용한 청정존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주요 여행사가 판매하는 패키지 여행 상품엔 청결에 허점이 감지된다.

패키지 여행 상품을 보면 일정표에 여행지나 숙소, 식당, 교통수단과 관련해 명확한 정보가 기재되지 않거나, '현지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 등으로 표기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에어비앤비의 온라인 체험 중 '양과 함께하는 명상'(영국)
에어비앤비의 온라인 체험 중 '양과 함께하는 명상'(영국)
◇비대면 서비스 급물살

코로나19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비대면'(언택트) 서비스가 여행 분야에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 시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가상현실(VR) 콘텐츠로 '랜선 여행'을 즐기거나, 사람과 사람간 교류 없이도 가능한 여행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온라인 체험' 서비스를 출시했다. 코로나19로 수익에 타격을 입은 호스트(여행 주최자)들을 돕겠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2016년부터 해왔던 '대면 체험' 서비스를 이달 말까지 일시 중단한 상태다.

온라인 체험은 '양과 함께하는 명상'(영국), '모로코 가족의 쿠킹 클래스' 등 50여 개의 비대면 여행으로 구성돼 있다. 체험은 화상 플랫폼 줌(Zoom)으로 진행된다.  

이미 국내 호텔업계에서도 '언택트'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다. 프론트 데스크를 거치지 않고 체크인·아웃을 할 수 있는 키오스크(무인 기기) 이용자는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들은 저마다 전화로 주문받은 식당 메뉴를 호텔 정문에서 차를 탄 고객에게 넘겨주는 '드라이브 스루' 상품도 내놓고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의 '코봇'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의 '코봇'
심지어 인공지능(AI) 로봇을 도입해 객실 배달 서비스를 하는 호텔도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보타닉 파크는 지난해 AI 로봇 '코봇'을 도입했다. 코봇은 손님이 프론트 데스크에 타월 등 비품을 요청하면 객실로 직접 가져다주고, 호텔 내 편의점에 있는 물품을 배달해 주기도 한다.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여행 기업들은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며 "국내 여행업계도 서비스에 변화를 주지 않고선 앞으로 더 살아남기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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