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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희망을 노래하자" 강병중 넥센 회장 연설문집 출간

삶의 경험에서 우러난 희망의 메시지 담아

[편집자주]

 2020.4.27/뉴스1 © News1 

"가시에 찔리지 않고 장미를 딸 수 없다"
"겨울이 추워야 봄꽃이 아름답다"

젊은이들에게 꿈, 희망, 용기를 말하는게 민망하기까지 한 시대지만 그래도 자수성가한 기업인의 말이라면 귀담아 들어볼만 하다. 부산·경남지역 기업가로 세계 업계에서 ‘타이어 강’으로 통하는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81)이 최근 펴낸 연설문집 ‘다시 희망을 노래하자’(출판사 : 미디어줌)가 그것이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강 회장이 지역 중·고교 장학증서 전달식, 각종 기념식과 포럼에서 행한 연설문 100여편을 엮은 이 책에는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읜 고학생이 부산·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산업그룹을 일구기까지 인생여정에서 느낀 경험과 조언이 간단명료한 문구로 요약돼 있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면서 출신 집안을 구분하고 거기에 좌절해 가는 요즘 젊은이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이 표현돼 있다.

강 회장은 서문에서 “세상이 여전히 혼란스럽고 절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며 “‘천 길 낭떠러지 바위틈에 핀 꽃 한 송이’처럼 결코 절망하지 말고 희망을 노래하자고 권하고 또 권한다”고 밝혔다.

기업인으로서 강 회장의 젊은이에 대한 애정은 유별나다. 강 회장은 기업을 일구고 키워가면서 장학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실행에 옮겨왔다. 경남 진주 근교의 농촌마을에서 태어나 가세가 기운 탓에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해가며 학업을 마친 강 회장의 인생역정에서 우러난 사명감이다. 처음 고향 중학교에서 시작한 장학사업은 사업체가 커가면서 여러 장학재단의 형태로 체계를 갖추게 됐고 지원대상도 지역 중·고교와 모교 등으로 확대됐다. 강 회장이 설립한 재단들은 장학사업에 매년 14~15억원의 돈을 지출하고 있다.

강 회장은 대학 졸업후 일본에서 사업을 하던 처삼촌의 도움으로 사업에 눈을 떴다. 1965년 일본에서 중고 화물차를 들여와 판 것이 큰 돈이 됐다. 강 회장은 그 차를 팔면서 운수업도 병행했다. 이후 기아산업에서 만든 삼륜 화물차인 '삼발이'로 용달운수회사를 만들어 한때 800대 넘게 운영했다. 운수업을 통해 자동차의 필수부품인 타이어의 사업성을 깨달은 강 회장은 재생타이어를 생산하던 흥아타이어를 넘겨받아 세계적인 튜브전문회사로 발전시켰다.

1997년 환란 이후에는 경영난에 처했던 우성타이어를 인수해 넥센타이어로 새출발시키며 산업그룹으로서 외형을 갖추게 됐다. 넥센타이어는 2008년 중국 칭따오, 2012년 경남 창녕, 2019년 체코에 연이어 공장을 가동하며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 1조2000억원 가량 들여 지은 창녕 공장은 중견그룹으로서 흔치 않은 국내 투자사례로 꼽힌다. 강 회장은 남은 여생도 장학사업과 교육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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