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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둔화는 '착시효과'

'골든위크' 기간 PCR검사 건수 평일 대비 '절반' 수준
전문가 "검사 적어 실제 감염자 수 몰라…일본의 수치"

[편집자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비상사태) 연장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비상사태) 연장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폭이 이달 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일본 내 일각에선 "일본도 코로나19 유행 정점을 지난 것 같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전문가들로부턴 "일본은 코로나19 진단검사 건수가 절대적으로 적은 만큼 계속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NHK 집계에 따르면 지난 1일 266명이었던 일본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일 305명으로 늘었다가 △3일 201명 △4일 176명 △5일 121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 도쿄도에서도 1일 165명이었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일 159명 △3일 91명 △4일 87명 △5일 58명으로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일본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PCR검사)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1~2일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최근 통계만 보면 "적어도 4월 말부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졌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이달 4일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비상사태) 연장(5월31일까지)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 "한때 하루 700명 가까이 증가했던 전국의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그 3분의1인 200명 정도까지 감소했다. 이는 우리가 (사태) 수습을 향한 길을 착실히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인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의 인구 1000명당 코로나19 진단검사(PCR 검사) 건수 ('데이터로 보는 우리 세계'(Our World in Data) 캡처) © 뉴스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의 인구 1000명당 코로나19 진단검사(PCR 검사) 건수 ('데이터로 보는 우리 세계'(Our World in Data) 캡처) © 뉴스1

그러나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둔화는 '골든위크'라고 불리는 4월 말~5월 초 대형연휴를 맞아 코로나19 검사건수 줄어든 데 따른 '착시효과' 탓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 일본 후생노동성 자료를 보면 '골든위크' 직전인 지난달 28일 9854명까지 치솟았던 일본의 최근 24시간 내 PCR 검사자 수는 연휴 첫날인 4월29일(쇼와(昭和)의 날·히로히토(裕仁) 전 일왕의 생일) 3709명으로 줄었다가 △5월1일 8541명 △2일 7377명 △3일(헌법기념일) 1724명 △4일(녹색의 날) 1332명 △5일(어린이날) 1757명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5월1일과 2일이 일본의 법정 공휴일이 아닌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연휴 기간 일본의 PCR 검사건수가 평일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특히 일본의 코로나19 진단검사 건수는 인구 1000명당 2명 미만으로 멕시코와 함께 36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후생성 집계에 따르면 이달 5일 현재까지 일본에서 코로나19 진단에 필요한 PCR 검사를 받은 사람은 18만6343명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요코하마(橫兵)항에 입항했던 국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포함하더라도 19만명 수준이다.

이와 관련 시마다 신지(島田眞路) 야마나시(山梨)대 학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검사 수가 적기 때문에 실제 감염자 수를 파악할 수가 없다. 검사가 부족하다는 건 일본의 수치"라며 "검사 건수를 현행보다 10배 이상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5일까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712명을 포함해 총 1만608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보고됐고, 이 가운데 사망자는 '일본 국내 감염자' 566명,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13명 등 모두 57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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