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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 플렉스]④밀레니얼 세대는 왜 '토종 레깅스'에 열광할까?

디자인·실용성으로 '가치 소비' 의미두는 밀레니얼 세대 잡아
안다르·젝시믹스·뮬라웨어 토종 레깅스 강호들…3사 3색 전략

[편집자주]

뮬라웨어 운동복을 착용한 배우 이하늬.(뮬라웨어 공식 홈페이지)© 뉴스1
뮬라웨어 운동복을 착용한 배우 이하늬.(뮬라웨어 공식 홈페이지)© 뉴스1

바야흐로 '레깅스' 시대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허물어진 요즘 실용성 높은 레깅스에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들은 왜 레깅스에 환호하는 것일까.

◇밀레니얼 세대의 '레깅스' 사랑 왜?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카페에서 토종 레깅스 업체인 '뮬라웨어'의 김경리 부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뮬라웨어는 안다르·젝시믹스와 함께 레깅스 등 에슬레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브랜드다.

그는 "지금의 레깅스는 과거와는 다르다"고 단언했다. 가장 큰 차이는 '편안함'이다. 이른바 '몸매 보정용'으로 입던 레깅스가 개성과 건강이라는 가치를 담은 일상복으로 대중화에 성공한 이유다. 

이런 트렌드는 '웰빙'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구미를 당겼다. 김 대표는 "밀레니얼 세대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건강'"이라며 "운동이란 키워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들 덕분에 에슬레저 의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토종 '레깅스 브랜드'는 어떻게 소비자들을 사로잡았을까. 과거 룰루레몬이 내놓은 '아시안핏' 디자인조차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완전히 만족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국내 레깅스 업체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 선택지가 적었던 소비자들은 내게 맞는 디자인·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보며 토종 브랜드로 눈을 들렸다.

◇R&D 경쟁력…'뮬라웨어의 힘'

뮬라웨어는 지난 2000년대 후반 홈트레이닝 사업으로 시작한 브랜드이다. 다이어터들의 바이블로 꼽히는 '강하나 하체운동' 홈트레이닝 영상을 제작한 것도 뮬라웨어이다. 결국 이 영상은 소위 '대박'을 쳤지만 영상이 유출이 되면서 사업을 접었다.

그런데 '영상 속 운동복을 제작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콘텐츠 사업은 접었지만 당시 영상에 나온 운동복을 만들어 에슬레저 시장에 뛰어든 것. 뮬라웨어는 홈트레이닝 사업으로 탄생한 브랜드인 만큼 디자인은 물론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합격점'을 받으며 에슬레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10년 이상 경력의 실력 있는 임가공 기술자들이 레깅스 완성도를 높였다. 김 부대표는 "본사 140명을 제외한 공장에만 120명이 인력이 있다"며 "특히 공장에는 제봉 임가공 실력자들이 모여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 망사원단 등 난이도 높은 섬유 임가공을 할 수 있는 임가공사들이 있어 디자인을 다양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뮬라웨어는 10여년 전 유일한 토종 요가복·필라테스복으로 시작해 이미 수많은 이른바 '찐팬'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이들 고객들을 대상으로 올 초 '쓴소리 서베이'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니즈도 파악했다.

물론 '쓴소리'도 달게 받았다. 김 부대표는 "'뮬라의 경쟁자는 초창기 뮬라다'라는 말이 와닿았다"며 "화려하고 도전적인 디자인을 냈던 과거처럼 52주간 매주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시그니처 52'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뮬라웨어는 성장궤도에 올라왔다.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까지 뛰었다. 또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이 한창이었던 지난 1~3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00% 성장했다.

신애련 안다르 대표.2019.12.1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신애련 안다르 대표.2019.12.1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안다르·젝시믹스 '인플루언서형 CEO' "내가 곧 경쟁력"

뮬라웨어의 성공비결이 R&D에 있다면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최고경영자(CEO)의 '힘' 덕분이다.

신애련 안다르 대표는 요가강사 출신이다. 요가복의 제한적인 소재, 디자인이 늘 아쉬웠다. 그는 결국 "내 마음에 드는 옷을 내가 만들자"며 직접 나서기로 했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안다르다. 지난 2015년 자본금 4000만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랬던 회사가 지난 2018년에 매출 400억원을 돌파했다. 

이수연 젝시믹스 대표의 이력도 독특하다. 그는 지난 2017년 젝시믹스 디자인팀에 입사해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평소 요가·필라테스 등 운동을 즐겨하던 그는 자신이 느낀 점을 제품에 녹여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요가복업계 큰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신 대표와 이 대표는 자신이 만든 제품을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적극 홍보했다. 이를 통해 밀레니얼 세대를 팬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토종 레깅스 업체들은 룰루레몬이나 해외 에슬레저 브랜드 보다 한국인 체형에 잘 맞고 맵시있는 디자인을 선보였다"며 "운동복·일상복을 겸해 레깅스를 착용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많아지고 있어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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