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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語사전] '속보'·'직관물'…선전·선동 용어로 北 알아가기

[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전선동 사업들을 소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지난 1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평양종합병원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전선동 사업들을 소개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군민 발전소 건설장마다 대중을 고무 추동하는 구호와 표어, 직관물들이 나붙고 경제선동의 북소리가 높이 울리고 있다."

지난 1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문장이다. 최근 경제난 '정면 돌파전'에 집중하고 있는 북한은 각지 현장에서 이뤄지는 선전·선동 사업들을 연일 보도하고 있다.

이러한 선전·선동 활동들을 소개하는 가운데 '직관물'이라는 낯선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조선말 대사전'에 따르면 직관물은 '눈으로 직접 보고 알며 느낄 수 있게끔 만든 선전물'이라고 나와 있다. 직관물의 종류로는 벽보, 속보, 구호, 그림, 도표 같은 것이 있다.

또 '조선말 대사전'은 이러한 직관물을 이용해 선전 사업을 하는 것을 직관 공작 혹은 직관 선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 12일 노동신문 보도를 살펴보면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의 속보, 그것은 건설자들에게 있어서 위훈의 밑불이었고 혁신에로 끝없이 떠미는 추동력이었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앞서 설명한 직관물 중 하나인 '속보(速報)'는 우리가 알고 있는 속보와는 개념이 조금 다르다.

우리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속보(速報)를 '빨리 알림. 또는 그런 보도'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북한의 속보(速報)는 '사업과 생활에서의 혁신적인 성과에 대한 새 소식을 기동적으로 빨리 알리는 선동수단'을 뜻한다.

북한은 속보가 많이 붙어있는 거리를 '속보 거리'라고 부른다. 북한에서의 속보는 우리나라에서의 '빠른 보도'라는 의미보다 '선전 수단'의 하나로 확실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선전·선동 사업과 함께 군·당 조직 일꾼들과 주민들을 독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22일 신문 4면에 실린 "이런 성과 속에는 각 지역 당 위원회 일꾼들의 노력이 그대로 슴배여 있다"라는 문장이 그렇다.

문장 중 우리에게 낯선 용어인 '슴배다'는 '조금씩 스며들어 안으로 배다'라는 뜻이다. 우리의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실려있는 용어지만 우리는 거의 쓰지 않는 말이다.

주로 "우리의 넋과 열정이 슴배인 창조물" 등의 방식으로 쓰이며 우리말 중 '녹아있다'라는 표현으로 이해한다면 해석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직관물
[명사] 눈으로 직접 보고 알며 느낄 수 있게끔 만든 선전물. 벽보, 속보, 그림, 사진, 도표 같은 것이 있다.

■ 속보
[명사] 사업과 생활에서의 혁신적인 성과에 대한 새 소식을 기동적으로 빨리 알리는 선동수단의 하나.

■ 슴배다
[동사] 조금씩 스며들어 안으로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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