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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현장] "평생 친모에 버림받은 트라우마"…친오빠 '구하라법' 촉구 이유(종합)

'구하라 친오빠' 구호인씨, 22일 국회소통관서 기자회견

[편집자주]

고 구하라 씨 친오빠 구호인씨(왼쪽에서 두번째)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고 구하라 씨 친오빠 구호인씨(왼쪽에서 두번째)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일명 '구하라법'이 20대 국회에서는 사실상 폐기된 가운데,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씨가 '구하라법'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구인호씨와 함께 '구하라법'의 입법청원을 이끈 노종언 변호사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구호인씨는 22일 오전 10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 구하라법의 통과가 평생을 슬프고 아프고 외롭게 살아갔던 사랑하는 동생을 위하여 제가 해줄 수 있는 어떻게 보면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21대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이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영교 의원 역시 "20대 국회에서 통과시키지 못했지만 21대 국회에서는 구하라법을 통과시켜서 불합리한 일, 억울한 일이 없도록 가족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의지를 드러냈다.

구호인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과 구하라에게는 '엄마'라는 단어가 없는 단어였다며 "하라는 평생 친모로부터 버림받았던 트라우마와 친모에 대한 뼈에 사무치는 그리움과 싸우며 살아갔다"며 "하라는 생전에도 자신을 버린 친모에 대한 분노와 아쉬움, 공허함, 그리고 그리움을 자주 저에게 토로했다"고 밝혔다. 

구호인씨는 구하라의 발인이 끝난 후 친모 측 변호사들이 자신에게 찾아와 구하라가 소유한 부동산의 매각대금 절반을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후 친모가 구하라의 유산을 5대 5로 나누자는 공식답변서를 보낸 것 외에는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노종언 변호사는 "2010년 천안함 사건, 2014년 세월호 사건을 비롯하여 많은 사건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순국 장병들과 어린 학생들의 보상금이 그 장병과 학생들을 키운 분들에 전달되지 못하고 오래전 해당 자녀들을 버렸던 부모에게 전달되는 것을 그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며 '구하라법'의 보편성과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송기헌 의원 역시 "법이 정의에 맞지 않는 법이 있고, 보편적 정의에 맞지 않은 결과가 사회에서 이뤄지는 것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서영교 의원과 함께 '구하라법' 입법을 21대 국회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설리법'과 '구하라법'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서영교 의원은 "'설리법'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들어보고 내용을 정리해 함께 지원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설리법'은 차별적, 혐오적 표현의 게시물이나 댓글 등을 플랫폼 사업자가 사전에 인지해 삭제하고, 게시자의 IP접근을 차단하거나 이용을 중지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고 구하라 씨 오빠 구호인씨(오른쪽)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영교 의원과 함께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고 구하라 씨 오빠 구호인씨(오른쪽)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영교 의원과 함께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고 구하라 씨 친오빠 구호인씨(왼쪽에서 두번째)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고 구하라 씨 친오빠 구호인씨(왼쪽에서 두번째)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구하라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5.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앞서 지난해 11월 구하라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재산은 친부와 친모가 각각 반씩 상속을 받았다. 친부는 오빠 구호인씨에게 자신의 몫을 양도했다. 하지만 구하라 친모는 20여년동안 양육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에도 현행 민법에 따라 구하라의 재산을 상속받게 돼 논란이 됐다.

이에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씨는 자신의 방송 등에 출연해 친부모가 친권·양육권 등을 포기해도 상속권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함께 지난해 11월 '구하라법'을 입법청원해 1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구하라법'은 부양의무를 게을리한 부모가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하는 법안이다. 현행 민법에서는 가족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 제한적 경우에만 상속결격사유를 인정하고 있다. '구하라법'은 여기에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보호 내지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를 추가한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 20일 본회의를 끝으로 20대 국회 법안심사가 실질적으로 마무리 되며 '구하라법'도 사실상 폐기됐다.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부양의무의 기준과 채무관계 등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한편 구하라는 지난 2008년 그룹 카라에 합류해 데뷔, 수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했다. 또한 그는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 예능인으로도 두각을 나타냈으며, 2015년에는 솔로로 데뷔해 '초코칩쿠키'를 발표하기도 했다. 2016년 카라 활동을 종료한 구하라는 웹드라마와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구하라는 지난해 11월24일 서울 강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구하라는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으며,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고 부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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