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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초점] 개봉 '나는 보리'·'초미의 관심사', 신작 없는 극장가 살릴까

[편집자주]

영화 '나는보리'(왼쪽)와 '초미의 관심사' 포스터 © 뉴스1
영화 '나는보리'(왼쪽)와 '초미의 관심사' 포스터 ©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극장가에는 한국 영화 신작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나는보리'(감독 김진유)와 '초미의 관심사'(감독 남연우)는 개봉을 선택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1일 일간 박스오피스 14위까지는 모두 외화가 이름을 올렸다. 3년여 만에 재개봉한 '위대한 쇼맨'이 이날 5693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극장을 찾은 총 관객수는 3만2135명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몰린 관객수 대비 약 12%에 불과한 수치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극장가는 도통 회복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예정됐던 신작들의 개봉도 모두 미뤄지면서, 관객 기근은 더욱 심해졌다. 한 극장 관계자는 "요즘은 재개봉 영화가 많다"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색 주제의 한국영화 신작들이 최근 개봉했거나, 곧 관객들과 곧 만날 준비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독립영화 '나는보리'(감독 김진유)는 개봉 당일인 지난 21일 박스오피스 16위를 기록했다. 영화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보리(김아송 분)가 가족들과 같아지고 싶은 마음에, '소리를 잃고 싶다'는 특별한 소원을 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단편 '높이뛰기'를 연출한 김진유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특히 '나는보리'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 수상을 비롯해 제24회 독일 슈링겔국제영화제 관객상&켐니츠상 2관왕, 제18회 러시아 '스피릿 오브 파이어'(Spirit of Fire) 영화제에서 유어 시네마(Your cinema) 섹션 최고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아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래퍼 치타로 익숙한 배우 김은영의 스크린 데뷔작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튄 막내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모녀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그렸다. 감독 각본 편집 주연을 맡은 영화 '분장'(2016)으로 제42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 선택상을 수상한 남연우 감독의 신작이다. 남연우 감독과 김은영은 실제 연인 사이이기도 하다. 

김은영은 극 중 엄마(조민수 분)와 함께 막내를 찾으러 다니는 첫째 딸이자 이태원에서 언더그라운드 가수 블루로 활동 중인 순덕 역을 맡아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순덕은 막내를 찾기 위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엄마에게 거침없는 독설을 날리면서도 결국은 엄마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딸이다. '치타' 김은영의 연기 도전은 물론, 김은영과 조민수가 보여줄 환상적인 모녀 조합 역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모으는 요소다.

신작 개봉이 주춤한 현 상황에서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나는보리'와 '초미의 관심사'가 연이은 개봉을 통해 관객을 불러 모으며, 극장가에 활력을 선사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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