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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으로 목 아프고 재채기하면?…'등교' 못하나요?

'학교 집단감염' 예방 위해 경미한 증상도 선제 조치
"코로나19 연관된 것만 자가진단에 체크"

[편집자주]

지난 2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등교 두시간 만에 귀가하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지난 2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등교 두시간 만에 귀가하고 있다. 2020.5.20/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비염 등 평소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학생들 사이에서 등교수업을 앞두고 의심증상자로 분류돼 등교중지 조치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교육부 및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등교한 학생이 발열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일 경우 해당 학생은 119 구급대를 통해 즉시 선별진료소로 이송된다.

의심증상 학생은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은 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된 상태로 기다려야 한다. 등교수업이 진행된 이후 일선 학교에서는 경미한 증상을 보인 학생이더라도 진단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치러졌을 때도 일부 학교에서는 시험 도중 몇몇 학생이 발열, 설사 등 증상을 보여 선별진료소로 옮겨진 일이 생겼다.

코로나19 교내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를 두고 비염 등을 앓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정상적으로 등교할 수 있을지 걱정이 나온다.

충남 아산시에 사는 고등학교 1학년 손정민군(가명·16)은 "지금은 조금만 아파도 등교를 못하게 해서 (아픈 거 때문에) 집에서 자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면서 "대면수업에서는 선생님이 시험 힌트나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집에서 따로 공부하면 불리할 거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도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고 1년에 열다섯번가량 병결 처리를 받는다는 정민군은 "시험 때만 학교에 와서 치고 가는 식으로 (남은 학기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현재 학교 내 방역수칙은 등교 일주일 전부터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건강상태 자가진단 설문 응답을 작성하도록 정하고 있다.

발열이나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설사, 메스꺼움, 미각·후각 마비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등교가 중지되고 선별진료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특성화고 2학년 구윤성양(17)도 "알레르기성 비염이 매우 심한 상태인데 먼지 때문에 재채기하는 경우가 잦다"면서 "혹시라도 다른 친구들이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생각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교 입장에서는 작은 증상이라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상황이다. 자칫 방역망에 구멍이 생겨 교내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학교폐쇄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간고사,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6월 모의평가, 기말고사, 수행평가 등 시험일정이 촘촘히 잡혀 있는 상태에서 학교가 폐쇄되면 고3 대입준비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학생이 의심증상을 보이더라도 코로나19와 연관이 없다면 선별진료소 진단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비염이나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학생 같은 경우 자가진단 설문에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내했다"면서 "(기저질환 있어도) 등교해도 되고 코로나19와 연관된 증상만 (자가진단에) 체크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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