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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검은 그림자는 걷히지 않아"(종합)

故 노무현 대통령 11주기 추도사
"민주 역사 헌법에 새겨져야…랜선 추도식, 인터넷 대통령에 가장 어울려"

[편집자주]

노무현재단 4대 이사장을 지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9월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19.9.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인 23일 "대통령께서 남겨놓으신 가치를 남은 저희가 진정, 사람 사는 세상으로 완성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11주기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시대를 준비했다. 이제 우리는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 노무현 없는 '포스트 노무현' 시대를 열어 냈다"며 "깨어있는 시민은 촛불혁명으로 적폐 대통령을 탄핵했다. 제3기 민주정부, '사람이 먼저'인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고 지방선거 압승으로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허물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사상 유례없는 성원을 보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역사를 쓰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대통령님이 주창하셨던 깨어있는 시민, 권위주의 청산, 국가균형발전, 거대 수구언론 타파가 실현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민이 그저 홍보의 대상이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역사의 주체로 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처럼 역사는 기어이 그렇게 전진하고 발전해 왔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며 "대통령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다.' 비록 이제 시작이지만 우리는 역사의 발전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5월18일에는 광주에 다녀왔다. 광주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이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엄중하게 거행됐다"며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꼈다. 하지만 결코 희망을 놓지는 않았다. 40년 동안 분노와 슬픔을 가슴속에 간직한 채 이겨왔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의 역사가 헌법에 당당히 새겨지고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의 그 날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겪어보지 못한 신종 감염병에 온 국민의 높은 공동체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눈물겨운 헌신,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주의 정부의 원숙한 대처가 세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전 세계 언론이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각국 정부가 우리 방역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늘 이 자리는 그래서 랜선 방식으로 추도를 한다"며 "인터넷 대통령을 자임하셨던 말씀에 가장 어울리는 추도식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또 "지난 70년 동안 이 땅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정치적으로 왜곡되고, 경제적으로 편중되었으며, 사회적으로 차가운 세상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며 "남과 북이 서로 얼싸안고 나라다운 나라에서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며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님이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신 뒤에도 그 뒤를 이은 노무현 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다"며 "지금도 그 검은 그림자는 여전히 어른거리고 있다. 끝이 없다. 참말로 징하다"고 하기도 했다. 이어 "하지만 저희는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 이겨내 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세월이 갈수록 그리움을 더해가는 노무현 대통령님! 내년에 다시 대통령님을 뵈러 오겠다"며 "그날은 아마 대통령님을 그리워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봄날 가득히 날리는 꽃잎처럼 이 봉하에 가득하리라 생각한다. 부디 영면하시라"고 말을 마쳤다. 

한편 이날 추도식은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를 주제로 봉하마을 노 대통령 묘역에서 치러진다. 이번 추도식은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감안해 100여명 규모로 축소됐으며,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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