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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휴가 어때요]③ 거리두고, 산 속에 콕 박히고…안전여행 뜬다

[코로나19 휴가]
청정지역 관심도 급증…숲콕·산콕 인기

[편집자주] 여름 휴가철은 다가오는데 여행 계획을 짜는 게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생활 속 거리두기로 국내여행도 마음 편하게 갈 수 없다. 그래도 여름휴가를 그냥 넘기기엔 아쉬움이 크다. 찾아보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고 톡톡 튀는 휴가와 여행은 분명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요즘 주목 받고 있는 휴가 및 여행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깨끗한가요? 사람 많나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객들은 여행지 선택에 앞서 고민에 빠진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안전'에 대한 의식이 강화되면서 여행지의 위생 관리는 얼마나 잘 돼 있는 지, 사람들은 붐비지 않는지 등을 더욱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진행한 국내여행 의향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여행패턴과 관련한 1순위 응답이 '기존 유명관광지보다 숨겨진 여행지·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곳으로 여행 할 것이다'(34%)였다. 또한 전통적 관광 주요 지점 방문객 수(4월 4주차 기준)는 전년 동기 대비 38% 하락했다. 

코로나19 청정 지역에 대한 관심도 크게 올랐다. 관광공사가 KT 이동통신데이터(1월3주차~5월4주차)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감염병 안전을 의식해서 코로나19 미발생 또는 청정지역 이미지가 강한 지역으로 향하는 관광객 수가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전국 평균 관광수요는 12% 하락한 반면, 전북 임실은 18%, 전남 진도 9%, 전남 고흥 4%, 강원 양양 5%씩 각각 늘었다. 

이번 여름 휴가철의 안전여행에 관해 알아봤다. 
산을 바라보며 하는 힐링 명상 프로그램. 파크로쉬 제공
산을 바라보며 하는 힐링 명상 프로그램. 파크로쉬 제공
◇ 휴가는 집콕 아닌 '산콕' 

코로나19로 공유 숙박은 물론 도심 속 특급 호텔들도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반면, 산속에 둘러싸인 리조트들은 밀려드는 투숙객 응대로 바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면역 등 힐링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비대면(언택트)를 실천하면서 지친 몸과 마음까지 치유하는 있는 이른바 '숲콕'과 '산콕'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정선의 가리왕산에 둘러싸인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는 때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다. 일명 '숲속 칩거'를 실천할 수 있는 리조트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여름 휴가철이 아닌 6월 중순 현재에도 주말이면 90% 투숙률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나진희 파크로쉬 매니저는 "정선 자체가 자연 속에 있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휴양을 위해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온다"며 "특히 리조트 내 스파시설도 있지만, 프라이빗 자쿠지(별도 욕조)가 있는 객실이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산콕' 여행 트렌드에 맞춰 전국 곳곳 숲속에 있는 리조트들은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경북 울진의 금강송 에코리움은 여름 휴가철에 심신의 치유를 돕는 '우드 카빙 테라피'를 진행한다. 직접 나무로 수저, 도마 등을 만들면서 일상에서 쌓인 복잡한 생각을 비워낼 수 있다. 이 밖에 요가 및 명상, 저염 건강식 체험, 디톡스 등 '숲 치유'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충북 제천의 포레스트 리솜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소풍을 즐길 수 있는 테라스 피크닉과 에너지 회복을 돕는 힐링스파 아쿠아 프로그램 등이 상시 진행한다. 이 리조트는 자연지형과 식생을 그대로 보존하고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서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며, 리조트 내 자동차 운전이 금지돼 느릿느릿하게 '산콕 힐링'을 할 수 있다.
여행 속 거리두기
여행 속 거리두기
◇ 같이 가되, 떨어져 간다 

여행사들은 코로나19 이전에는 볼 수 없는 여행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깃발 부대처럼 우르르 몰려다니는 단체여행 자리엔 소규모 또는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이색여행 상품들이 자리잡았다. 변화를 주지 않고서는 여행사의 생존 자체를 장담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여행 기업인 트립닷컴이 전 세계 총 100개 도시에서 1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체여행과 크루즈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소규모 그룹과 맞춤 가이드 여행의 수요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여행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상품을 개발한 국내전문 승우여행사는 밀려드는 여행 예약을 처리하느라 분주하다. 이 여행사는 기존 45인승 버스의 최다 탑승 정원을 25명으로 줄이고, 거리 두기를 위해 한 줄씩 띄어 앉도록 하는 '25탑승제도'를 도입했다. 이달 주말에 버스로 떠나는 트레킹 여행 상품들은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다. 이원근 승우여행사 대표는 "예약 전 여행객들이 제일 많이 묻는 질문이 일정에 대한 것도 아니고 '차에 몇명이 타나요?'다"라며 "여름 휴가철에 출발하는 상품도 철저하게 거리두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용기사와 전용차량으로 떠나는 국내여행 상품도 눈길을 끈다. 프리미엄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브(movv)는 여행사들과 협업해 소규모 인원부터 최대 12명까지 가능한 프라이빗 패키지여행 상품을 기획 판매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앱을 통해 차량 예약과 기사 호출, 일정 조정 등을 할 수 있다. 
부킹닷컴 숙소 예약 페이지
부킹닷컴 숙소 예약 페이지
◇ 안전여행, 인증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관광지나 관광시설 및 호텔들은 여행객들에 청결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해 상세한 안전 관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청정 국가로 알려진 유럽 스위스에선 관광청의 주도로 방역 시스템을 갖춘 업체에 로고를 붙이는 '클린 & 세이프' 라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던 관광 관련 업체 및 업소는 운영을 재개하려면 방역 절차를 필수적으로 받지만, 여전히 관광객들은 의심하고 불안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정책을 통해 관광객들은 로고가 붙어있는지 여부에 따라 호텔, 레스토랑, 항만, 케이블카, 대중교통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호텔과 호텔 예약 사이트들도 일제히 인증 제도를 내놓았다. 유럽의 대형 호텔 그룹사인 아코르는 프랑스 국제인증 기관과 협력해 안전과 청결 기준에 충족했음을 증명하기 위한 인증 제도를 만들어 냈다.

부킹닷컴은 예약 전 방역이 이루어진 숙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안전 & 보건' 조치 안내 기능을 최근 도입했다. 이에 여행객들은 숙소 예약을 진행하기 전에 숙소 직원이 안전수칙을 숙지했는 지부터 투숙객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절차가 마련됐는지 등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부킹닷컴 관계자는 "해당 정보는 숙박업소가 올리는 것으로 안전수칙을 자진해서 잘 지키는 곳이 보여질 것"이라며 "다양한 조치를 취할수록 정보가 상세하고 길어진다"고 말했다.
  
이밖에 야놀자는 국내여행객을 잡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관광 품질인증 숙소' 기획전을 진행한다. 한국관광 품질인증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18년부터 현장평가단 심사, 인력 전문성, 안전 관리 등의 부문을 평가해 주는 국가 인증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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