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공유하기

[NFF2020]"한국, 이것만 고려하면 AI 선도국 될 수 있다"

폴 워보스 전 NSF AI 연구 프로그램 디렉터 인터뷰
"AI의 윤리성도 중요…국가간 경쟁보다 상생 필요"

[편집자주]

<관련사진> © AFP=뉴스1
<관련사진> © AFP=뉴스1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는 인간을 뛰어넘는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 감정을 느끼는 AI를 연구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 중국으로 대변되는 강대국과 글로벌 IT 기업은 군사적 목적이나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만 AI를 연구하고 있다. 한국이 지속가능한 지능형 인터넷 개발에 투자한다면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머신러닝의 대가 폴 워보스 전 미국과학재단(NSF) AI 연구 프로그램 디렉터는뉴스1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1974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박사논문을 통해 인공신경망을 학습시키기 위한 알고리즘 '오차역전파법'을 발표한 인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를 심각한 위기로 몰아넣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파산할 지경에 이른 글로벌 기업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대량실직 사태가 현실이 됐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우리 사회·경제 전반에 비대면화, 디지털전환을 촉발하며 4차산업혁명을 가속한 측면도 있다. 우리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으로 '디지털뉴딜' 전략을 내세우며 올해 AI, 데이터, 5세대(5G) 통신 등에 2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AI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생존 가능성을 진단하는 주요 기술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지난해 12월31일, 전염병을 최초로 예측한 것도 AI였다.캐나다 AI 의료 플랫폼 업체 '블루닷'이 그것.  AI는 치료제·백신 개발, 업무 자동화 등 4차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AI가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전 바둑기사와의 대국에서 승리했지만 이는 '바둑'세계에서의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국내 AI 투자가 기초과학, 수학 등 '원천기술'에 모이지 않고 '응용기술'에만 치우쳐있다고 지적한다.

워보스 역시 이러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AI는 실생활에서 수집된 데이터, 수집대상, 데이터 학습 과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데 정책 입안자를 포함해 결정권이 있는 사람들이 데이터의 중요성과 원천기술의 중요성을 신경 쓰지않고 있다"며 "사람들은 AI를 그저 대단한 IT 물결로만 바라보고 있는데 현 AI 산업은 초기 단계일 뿐 더 멀리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AI가 100% 완벽해질 수 없다고도 했다. 워보스 "AI가 인간보다 낫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윤리적 가치를 판단하는 문제에 직면하면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며 "AI가 인간에 대한 이해와 윤리를 배우지 않으면 우리 삶과 인생의 가치를 짓밟는 위험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보스는 한국의 AI 수준을 높게 평가하며 한국이 AI 윤리 문제와 원천기술 연구에 투자하면 중국을 뛰어넘는 세계 1위의 AI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AI 기술은 훌륭하다고 생각하며 한국이 가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역량과 성장 잠재력을 잘 활용하면 중국과 견줄 AI 선도국가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워보스는 한국 정부·기업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인재 양성과 원천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국가 간 '경쟁'이 계속되면 모두가 질 수밖에 없다며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AI 기술 육성을 위해 주요 기업들이 자본과 노력을 들였지만 파트너십도 중요시하고 있다"며 "한국은 여러 국가 사이에서 조화로운 조율을 만들어내는 장점이 있고, 이러한 특성을 내세워 제3자(국가, 기업)와 함께 AI를 키워내면 좀 더 빠르게 AI 선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보스는 오는 16일 더플라자호텔 서울에서 열리는 뉴스1미래포럼(NFF)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폴 워보스 전 미국과학재단(NSF) AI 연구 프로그램 디렉터 (폴 워보스 블로그 갈무리) © 뉴스1
폴 워보스 전 미국과학재단(NSF) AI 연구 프로그램 디렉터 (폴 워보스 블로그 갈무리) © 뉴스1
연관 키워드
로딩 아이콘